"2년만에 터졌다"...울산 마골산 심청골 주민, 휴대폰 개통 사연

울산 마골산 심청골 부근에 세워진 이동통신사 중계기. 사진 울산 북구 윤예준 주무관

울산 마골산 심청골 부근에 세워진 이동통신사 중계기. 사진 울산 북구 윤예준 주무관

휴대전화를 2년 만에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울산 산골마을 주민들이 있다. 
9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이 마을은 도로에서 산속으로 2.5㎞ 정도 떨어진 울산 북구 마골산 심청골이다. 밭농사를 주로 짓는 60대 이상 20여 가구 주민이 산다.

심청골 주민은 인근 공군부대가 쓰는 통신 중계기를 통해 전화를 걸고 받았다. 그러다 2022년 군부대가 철수했고, 이 마을은 이동통신사 기지국 전파가 닿지 않았다. 심청골에선 더는 휴대전화를 쓸 수 없게 됐다. 

일반 전화기가 한 대도 없는 심청골은 응급 비상 상황이 생기면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 심청골에선 70대 주민이 갑자기 쓰러졌지만, 휴대전화로 119 신고를 빠르게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도 있었다. 

울산 마골산 심청골 전경. 사진 울산 북구 윤예준 주무관

울산 마골산 심청골 전경. 사진 울산 북구 윤예준 주무관

 울산 마골산 심청골 전경. 사진 울산 북구 윤예준 주무관

울산 마골산 심청골 전경. 사진 울산 북구 윤예준 주무관

이 곳 통신 문제는 지난 10월 해결됐다. 마을에서 1㎞ 정도 떨어진 산속에 이동통신사 중계기가 새로 설치되면서다. 통신 문제를 해결한 주인공은 울산 북구 윤예준(34) 정보통신팀 주무관이다. 그는 이 문제를 알게 된 이후 이동통신 3사와 국방부를 백방으로 쫓아다녔다"며 "반년 넘게 걸린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울산 북구 윤예준 주무관. 사진 본인

울산 북구 윤예준 주무관. 사진 본인

심청골 일대는 험한 산지에다 대부분 개발제한구역이다. 국방부 소유 부지가 산속 곳곳에 있다. 이동통신 중계기 설치비용 역시 수억 원이 든다. 윤 주무관은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고, 직접 찾아가 마골산에 중계기 설치를 허가해달라고 설득했다. 이동통신 3사를 각각 방문, 재난이나 사고 시 주민 안전이 우려되는 점 등을 말하면서 중계기 설치를 제안했다. 


그러자 이동통신 3사가 중계기 제작에 나섰다. 국방부에선 마골산 국유재산 사용을 승인했다. 이동통신 3사가 중계기 설치에 쓴 돈은 2억3000여만원에 달한다.  

그는 "마골산 통신사 중계기 설치로 이제 주민뿐 아니라 등산객들까지 어떤 상황에서든 휴대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게 됐다. 공무원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울산 북구는 하반기 적극행정 우수사례 최우수로 윤 주무관의 주민안전 및 편의를 위한 휴대전화 음영지역 해소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