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소득불평등 ‘지니계수’ 최저…소득증가율 최대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지니계수가 집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관련 수치가 낮을수록 평등에 가깝다는 뜻이다.

9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지니계수(처분가능소득 기준)는 0.323으로 전년보다 0.001포인트 감소하며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2011년 수치) 이후 가장 낮은 숫자를 나타냈다. 다른 소득 불평등 지표도 마찬가지다. 상위 20% 가구의 평균 소득을 하위 20%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값인 소득 5분위배율(처분가능소득 기준)은 지난해 5.72배로 전년보다 0.04배포인트 떨어졌다. 이 역시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소득 재분배 정책 덕분으로 풀이된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지난해 가구의 평균 소득도 역대 최대 폭(증가율 기준)으로 증가했다. 7185만원으로 전년보다 6.3% 불었다. 고용 호조세 등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고금리의 영향으로 재산소득이 28% 넘게 뛴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가구의 비소비지출(세금·공적연금·사회보험료 등)은 1321만원으로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가계당 평균 처분가능소득은 5864만원으로 전년보다 7% 증가했다.

지난 3월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28만원으로 전년보다 0.6%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조사한 이후 가구 부채가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부채는 증가했지만, 가구 수가 늘면서 평균치를 내렸다. 빚내기를 꺼려하는 60대 이상(가구주 기준) 가구 비중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4억4894만원으로 전년보다 3.1% 늘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성과를 보여주는 내용인데, 최근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빛이 바랬다”고 아쉬워했다.

긍정적인 통계 뒤엔 그늘도 있다. 39세 이하 가구당 평균 소득(6664만원)은 1.1% 오르는 데 그쳤다. 2015년(1%)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비교적 소득이 적은 1인 가구의 증가세가 30대 이하를 중심으로 이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또 39세 이하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2억2158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 감소했다. 최근 수년간 2030세대 상당수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낸다는 뜻의 속어)로 집을 샀는데, 이들이 선택한 주택의 가격이 집중적으로 떨어진 탓이다. 한편으론 고금리에 시달리다 집을 되판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가계의 소득 불평등은 완화세지만, 부동산 등 자산 불평등 문제가 여전하다. 지난 3월 순자산 지니계수가 0.612로 전년 동기보다 0.007포인트 올랐다. 2012년(0.617)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집값이 수도권 대 지방으로 양극화하는 현상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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