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가수사수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형법상 내란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된 여 사령관과 이 사령관, 이 전 장관의 피의자 신분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특수단 관계자는 “구체적인 출석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피고발인 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 사령관과 이 사령관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받아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투입하고, 주요 인사 체포를 시도했다는 등의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 및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고발됐다.
여 사령관의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과 주요 인사 체포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조지호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서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지난 3일 오후 10시 30분쯤 전화로 주요 정치인에 대해 위치추적을 요청 받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여 사령관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당일 오후 주요 인사 명단을 불러주며 ‘체포를 위한 위치추적’을 요청한 것과 같은 인사들에 대해 경찰청장에게도 위치추적을 요청했단 것이다.
조 청장은 여 사령관이 위치 추적을 요청한 인사로 이 대표와 한 대표, 정청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김명수 전 대법원장 및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을 거론했다. 조 청장은 “(여 사령관이) 체포를 위해 위치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며 “여 사령관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등 불법 계엄을 모의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됐다. 그는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전날 사의를 표명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해 직에서 물러났다. 이 전 장관은 전날 부처 내부망에 이임사를 올려 “행안부를 떠나며 여러분 한분 한분을 직접 만나 손도 잡아보고 얼굴도 한번 더 뵙고 싶었으나 그러한 시간마저 허락되지 않는다”며 “여러분과 함께 했던 모든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고 했다.
특수단은 이 전 장관 외에도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국무위원들에 대해서 순차적으로 임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핵심 피의자이자 국무회의 참석자인 김 전 장관의 신병은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확보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