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에 단체로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집 앞에서 흉기가 발견되는 등 협박도 발생했다. SNS에선 지역구 사무실 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탄핵안 표결이 무산된 다음 날인 지난 8일 오전 김재섭(서울 도봉갑) 의원 자택 앞에선 커터칼이 발견됐다. 이 옆엔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손팻말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김 의원 측은 경찰에 이를 알렸고, 경찰은 김 의원에 대한 신변 보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구 사무실에도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신동욱(서울 서초을)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는 대학생 전모씨가 9일 오전 11시쯤 대자보를 붙이고 "7일 국회에서 보인 모습은 국민과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서울대 21학번이라고 소개한 전씨는 지역구 의원이자 대학 선배인 신 의원을 향해 "국민 요구를 외면하지 말라"고 말했다.  

조정훈(서울 마포갑) 의원 사무실에도 "마포를 떠나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이 놓이고, 계란이 투척 됐다. 지역을 관할하는 마포경찰서는 오전 9시쯤 사무실 앞에 근조 화환과 깨진 날계란이 있다는 관계자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조 의원 측은 해당 행위와 관련해 고소 등은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권영세(서울 용산) 의원 사무실에는 '앞으로 선거 때 투표해달라고 트럭에서 노래하고 플래카드 걸기만 해봐 진짜'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이 도착했다. 김재섭 의원 사무실은 계란과 밀가루·쓰레기 등으로 계단이 뒤덮였다. 사무실에 도착한 근조 화환엔 '내란 부역자'라는 멸칭이 쓰여 있었다. 김 의원 사무실에는 이날 성난 주민 일부가 몰려든 것으로 전해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촉발한 분노는 국민의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퇴장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투표 불성립 폐기된 뒤인 9일 국회전자청원 국민동의 청원홈페이지에 올라온 국민의힘 정당 해산 관련 청원엔 이날 오후 8시 기준 5만4000여명이 동의했다. 30일 안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안건에 대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심의하도록 하는 요건을 하루도 안 돼 충족한 것이다. 

청원인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투표를 보이콧한 행위는 헌법과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국회의원으로서 기본 책무를 저버리고 정당으로서 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훼손한 행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