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지난 8일 팟캐스트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20대, 30대 남성들한테 정보를 알려주려고 한다. 여자 분들이 많이 나온대"라며 웃었다. 진행자가 "철학과 교수님"이라고 제지했지만 박 교수는 "얼마나 철학적이에요"라고 했다.
이 발언 이후 성별을 가리지 않고 비판이 일었다. 온라인상에선 "이 상황에서도 남녀 갈라치기를 하고 싶나"부터 "여성을 미끼 취급하는 것과 동시에 남성을 여자 보려고 집회 참가하는 걸로 취급했다"는 등 박 교수의 인식 수준에 분노하는 글이 올라왔다.
직접 집회에 참가했다는 한 네티즌은 "보수, 진보를 떠나 젠더 인식이 아직도 이런 저급한 수준이라니. 진보라고 주장하는 분이 이따위 말을 농담이라고 하냐. 방송이지만 여기가 술자리 농담 따먹기 자리냐"고 했다.
하지만 '풍자'를 주장한 해명이 또 문제가 됐다. 댓글에는 "사르카즘 같은 헛소리 하지 말라. 사과하기 싫어서 기싸움 하나"며 박 교수 태도를 문제 삼는 비판이 이어졌다. 탄핵을 향한 동력이 절실한 민주당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한다.
9일 박 교수는 김어준씨 방송에 나와 재차 사과했다. 그는 "제가 좀 사고를 쳤다"면서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해서 실수했고 사과를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어준씨가 "욕 좀 드셨구만? 왜 여기 와서 사과를 하시나"라고 말했고, 박 교수는 웃음을 보였다.
박 교수는 전주고와 전남대를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 전남대 교수로 채용된 이후 5·18 기념재단 기획위원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22년엔 민주당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에 지명됐지만 국립대 교수로서 특정 정당의 지도부를 맡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하루 만에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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