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협회는 연합뉴스에 “한강 작가가 협회와 린드그렌의 유족에게 초대받아 전날(8일) 아파트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한강은 린드그렌의 증손자인 요한 팔름베리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강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후로 스톡홀름을 더 즐기고 싶다”며 린드그렌의 아파트와 스웨덴 국립도서관을 가 보고 싶은 곳으로 꼽았다.
린드그렌은 『말괄량이 삐삐』 시리즈와 『엄지 소년 닐스』 『미오, 나의 미오』 등 인기 작품을 남긴 세계적인 작가다. 아동 인권을 위해 노력해 스웨덴 아동체벌 금지법 제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린드그렌 사후 스웨덴에선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추모상도 제정됐다.
스톡홀름 달라가탄 지역에 있는 린드그렌의 아파트는 그가 1941년부터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60년 넘게 살면서 『말괄량이 삐삐』를 비롯해 수많은 대표작을 썼던 곳으로 아파트는 그가 살아있던 때의 모습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한강이 바쁜 일정에도 이곳을 찾은 것은 그가 어린 시절 린드그렌의 작품에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강은 지난 10월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직후 스웨덴 한림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 을 좋아했다고 밝혔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 은 연약한 소년 칼과 자유를 지키려 악에 맞서는 사자왕 요나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강은 2017년 노르웨이 오슬로의 ‘노르웨이 문학의 집’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자기 내면에 이 작품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강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던 스웨덴 국립도서관 방문은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