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尹모교' 충암고 학생회 "비상계엄은 잘못된 행위, 재학생 비판 멈춰달라"

지난 2021년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모교인 서울 충암고등학교를 방문해 후배인 야구부원들과 오르막길을 달렸다. 연합뉴스

지난 2021년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모교인 서울 충암고등학교를 방문해 후배인 야구부원들과 오르막길을 달렸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 충암고등학교 학생회가 10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비상 계엄은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된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충암고는 윤 대통령 뿐만 아니라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에 연루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모교이기도 하다.   

충암고 학생회 “비상계엄은 잘못”, 재학생 비판 자제 촉구

 
이날 오전 충암고 공식 SNS에는 '충암고등학교 학생회 공식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학생회는 "12·3 사태로 인한 시민의 분노는 충암고 학생회 또한 백번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비판은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학생회 측은 " 대통령 및 논란의 인물들은 충암고를 졸업한 지 40년이나 지난 졸업생으로, 교육의 의무 때문에 충암고를 잠시 거쳐간 인물일 뿐 재학생과는 아무 관련 없다”고 했다. 또 "사태 이후로 교복을 입은 학생에게 폭언하고 취업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거나 교무실에 항의 전화를 하는 등 계속해서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충암고는 학교 정상화, 체육관 공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단 한 번도 특혜를 기대하며 졸업생과 접촉한 적은 없었다"며 "부디 충암고와 재학생을 향해 비난하는 일은 멈추시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미래를 꿈꾸고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에는 이윤찬 충암고 교장과 오세현 충암고 학부모회장이 출석해 계엄사태로 인한 충암고 재학생들의 피해 상황을 증언했다. 이 교장은 “‘충암고가 어떤 학교길래 이런 졸업생들(윤 대통령, 김 전 장관)이 나왔느냐’ 같은 항의 전화를 이틀간 120~130통 받았다”며 “아이들은 교명을 ‘계엄고’로 바꾸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난이 잇따르자 충암고는 6일 등교 복장을 자율화하고, 등교길 순찰을 강화했다.


 

충암고 총동문회, 13일 회동 후 입장 낸다  

 
앞서 정치적 중립 입장을 밝혔던 충암고 총동문회도 오는 13일 집행부 모임을 열어 동문들의 의견을 다시 모을 예정이다. 계엄사태 이후 총동문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계엄사태에 가담한 충암고 동문들의 학적 말소와 제명 등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진원 충암고 총동문회 사무총장(14회)은 “재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충암고 명예가 훼손되고 있어 대책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집행부 모임을 거쳐 학교에 동문회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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