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험 CEO 살해 범인 도주 5일만 체포…"맥도널드 직원 신고"

유나이티드헬스 CEO 살해 용의자 현상수배 전단. 로이터=연합뉴스

유나이티드헬스 CEO 살해 용의자 현상수배 전단.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부문 최고경영자(CEO) 살해사건의 용의자가 도주한 지 5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뉴욕경찰은 9일(현지시간)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부문 대표인 브라이언 톰슨(50)을 살해한 용의자로 수배된 루이지 만조니(26)를 이날 오전 펜실베이니아주 알투나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만조니는 지난 4일 새벽 뉴욕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앞 인도에서 권총으로 톰슨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후 공유 전동자전거를 타고 센트럴파크로 도주했다. 이후 위조 신분증을 사용하는 등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찰이 용의자 사진을 공개한 것이 검거에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만조니의 얼굴을 공개하고 현상수배에 나섰는데, 맥도널드 매장 직원이 이를 알아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유나이티드헬스 CEO 살해 용의자 수배 사진. 사진 뉴욕경찰

유나이티드헬스 CEO 살해 용의자 수배 사진. 사진 뉴욕경찰

경찰에 따르면 체포 당시 만조니의 가방에서 권총과 소음기가 발견됐다. 모두 3D 프린터로 제조된 부품을 조합해 만든 것으로 총기는 일련번호가 없는 일명 '유령총(고스트건)'으로 파악됐다. 


만조니는 볼티모어의 한 사립고교를 수석 졸업한 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 및 석사를 취득한 엘리트였다고 NYT가 전했다. 만조니가 유명 게임회사에서 인턴을 했으며 최근에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지냈다는 지인들의 증언도 나왔다.

만조니는 의료 기업이 치료보다 이익을 중시한다고 비난하는 수기로 된 성명문을 갖고 있었는데, 경찰은 범행 동기와 관련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성명문에 유나이티드헬스에 대한 내용은 있었지만 사망한 톰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CNN, CNBC 등에 따르면 만조니는 과거 소셜미디어에서 UC버클리대 수학 교수 출신의 폭탄 테러범 '유나바머(본명 테드 카진스키)에 "극단적인 정치혁명가"라며 칭송하는 글을 썼다. 또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 등 기술에 적대적이고 폭력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시가총액 5621억 달러(약 794조원)의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다. 사망한 톰슨은 2004년 입사해 2021년 건강보험부문 CEO 자리에 올랐다. 그는 사망 당일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연례 투자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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