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주시 소홀"...경주 어선 사고 일으킨 모래 운반선 항해사 긴급체포

지난 9일 오전 경북 경주시 감포항 앞바다에서 어선(원 안)과 모래 운반선이 충돌해 어선이 전복됐다. 해경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오전 경북 경주시 감포항 앞바다에서 어선(원 안)과 모래 운반선이 충돌해 어선이 전복됐다. 해경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승선원 7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어선 전복 사고와 관련, 해경이 어선과 충돌한 모래 운반선 항해사를 긴급체포했다.

경북 포항해양경찰서는 부주의하게 배를 운항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및 업무상과실선박전복)로 모래 운반선 태천2호 항해사 60대 A씨를 10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운항 중 부주의” 항해사 진술

포항해경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서 레이더 등 항해장비를 활용한 전방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상태로 운항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포항해경은 "자동선박식별장치(AIS) 항적 조사와 선원 진술 등을 통해 모래 운반선 머리 부분으로 감포항에 들어가던 어선 뒷부분을 충돌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해경 조사에서 A씨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서 혼자 운항을 했다”며 “레이더 등 항해장비를 활용한 전방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포항해경은 전복된 금광호 선체를 인양한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등 유관기관과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A씨의 구속영장도 조만간 신청할 방침이다.


경북 포항시 포항해양경찰서 전경. 사진 포항해경

경북 포항시 포항해양경찰서 전경. 사진 포항해경

앞서 지난 9일 오전 5시 43분쯤 경주시 감포읍 감포항 남동쪽 약 6㎞ 바다에서 29t급 어선 금광호(승선원 8명)와 456t급 모래 운반선 태천2호(승선원 10명)가 충돌해 어선이 전복됐다.

실종자 수색 계속…선체 예인도

사고 이후 금광호 승선원 7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가 얼마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조타실을 비롯한 어선 안에서 발견됐다. 30대 외국인 선원 1명은 실종됐다.

포항해경은 지역구조본부를 설치하고 해군과 해양수산부·소방·민간구조대 등과 협력해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해경은 10여 차례에 걸쳐 수중 수색을 했지만, 그물과 어구가 선박에 뒤엉켜 있고 선박 구조물도 좁아 선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색 이틀째인 10일에는 해경과 해군·민간 등에서 선박 26척, 헬기 2대가 수색 작업에 동원됐다. 인력은 50명이 투입됐다. 

지난 9일 오전 경북 경주시 앞바다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에서 실종된 선원 1명을 찾기 위해 해경 등 구조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실종자 수색 작업을 위한 수색구역도. 노란선은 조류 흐름에 따른 실종자 예상 이동 경로. 사진 포항해경

지난 9일 오전 경북 경주시 앞바다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에서 실종된 선원 1명을 찾기 위해 해경 등 구조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실종자 수색 작업을 위한 수색구역도. 노란선은 조류 흐름에 따른 실종자 예상 이동 경로. 사진 포항해경

예인 작업도 난항이다. 해경은 9일 오후 금광호에 침몰 방지 장치인 리프팅 백 3개를 설치하고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항으로 예인해 실종자를 수색하기로 했지만, 배에 걸린 그물 등으로 예인하지 못했다.

포항해경은 전날에 이어 10일에도 금광호 예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금광호를 인근 항인 감포항으로 예인할 예정이었지만 감포 인근 해상 조류 방향이 북쪽으로 흐르고 있어 포항 영일만 신항으로 예인을 결정했다. 하지만 해경은 예인 도중 조류 등의 영향으로 다시 감포항으로 예인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