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동조자와 친분, 내 인생 치욕" 조정훈 손절한 축구선수

프로축구 골키퍼 출신 임민혁이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프로축구 골키퍼 출신 임민혁이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3월 감동적인 은퇴사로 화제를 모았던 무명의 축구선수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며 "내란에 동조하는 사람과 친분이 있다는 것은 제 인생의 치욕"이라고 말했다.  

프로축구 K리그2 천안시티FC 골키퍼 출신 임민혁은 지난 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조정훈 당신과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찰나의 순간은 제 인생 치욕이자 모욕이자 수치"라며 "당신에 대한 지지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식정보 사이트 '나무위키'에 게재된 임민혁의 소개 글에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과 같이 식사를 하고 국회 사무실에 방문할 만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었다.  

임민혁은 이날 "혹시 나무위키 내용을 수정하실 줄 아는 분이 계신다면 저 부분을 삭제 부탁드린다"며 "자기 소신도 없이 권력을 위해 내란에 동조하는 사람과 친분이 있다는 것은 제 인생의 치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렇게 자랑스럽게 살지도 않았지만 적어도 부끄럽게 살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조정훈 당신과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찰나의 순간은 제 인생 치욕이자 모욕이자 수치"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지난 7일 '탄핵안 반대·표결 불참' 당론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했다. 탄핵안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자동 폐기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비난이 쇄도했고 서울 마포구 조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도 '내란 공조범 영원한 부역자로 기록되리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이 세워지는 등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임민혁은 조 의원을 향해 "그따위로 생각하니 기득권이 되는 거고 엘리트가 되는 것"이라며 "당신에 대한 지지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임민혁은 현역 시절에는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3월 그가 18년간 이어온 축구 인생을 마감하며 발표한 은퇴사가 큰 공감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다.  

임민혁은 은퇴사에서 "서른 즈음 되면 세상에는 간절히 원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게 있다는 것을 대충 안다"며 "포기하지 않고 끝내 쟁취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훌륭함만이 삶의 정답은 아니기에 한치의 미련 없이 떠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축구 인생은 완벽하지도 위대하지도 아주 훌륭하지도 않았지만, 정정당당하게 성실히 땀 흘려 노력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멋진 세계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내 삶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밝혔다.   

임민혁은 "저는 더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면서 새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며 "3·1일, 새로 시작하기 날짜도 딱 좋다. 여기저기 축하 만세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모두들 감사했고 잘 머물다 간다"는 소회를 밝혔다. 

당시 축구 팬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지만 임민혁 선수야말로 K리그의 버팀목이었다. 제2의 인생을 응원한다", "떠나는 길 행복과 즐거움, 기쁨만 가득하길 바란다", "그저 그런 인생을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인데 감동 받았다. 용기를 얻고 저도 성실히 살아보겠다", "이런 멋진 분의 인생을 이제야 접하게 돼서 아쉽다. 앞으로의 도전도 응원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