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숙원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시작됐다. 1996년 정부가 기본계획을 승인한 지 28년 만이다.
대전시는 11일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공사 착공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착공식에서 공개된 트램 디자인은 전문가 자문과 시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내년 2월 최종 결정한다. [사진 대전시]
대전시는 11일 중구 유등교 상류 둔치에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공사 착공식을 개최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은 총연장 38.8㎞로 5개 자치구(區)를 순환하며 45개 정거장과 차량기지 1개를 건설한다. 대전 트램은 세계에서 길이가 가장 길다. 총 사업비는 1조5069억원이다.
토목·건축공사는 지역 중소건설업체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15개 공구로 분할 발주했다. 올해 우선 발주한 6개 공구 중 3개 공구(1·2·7공구) 건설사가 최종 획정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잔여 공구 발주와 건설업체 선정도 추진한다. 대전시는 3년 6개월 간 공사와 6개월 동안 시운전을 거쳐 2028년 말쯤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착공식에서는 7월 현대로템과 계약을 체결, 제작 중인 수소트램 디자인 초안이 공개됐다. 수소트램 최종 디자인은 전문가 자문과 시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내년 2월 최종 확정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11일 오전 중구 유등교 둔치에서 열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공사 착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대전시]
대전 도시철도 2호선에 도입하는 수소트램은 1회 충천으로 2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도심에 전력 공급선을 추가로 설치하지 않는 무가선(無架線·기관차나 전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선이 없음) 방식으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운행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정화, 대기 질을 개선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KDI "생산유발 효과 2조4590억원"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사업을 추진하면 생산유발 효과 2조4590억원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9808억원, 고용 유발효과 1만1698명, 취업 유발효과 1만6190명 등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대전시는 이날 행사에서 7월 폭우 때 교각 침하로 철거와 신축이 결정된 유등교 디자인도 선보였다. 새로 건설하는 유등교는 대전 3대 하천을 상징하는 3경간(교각과 교각 사이) 3연속 아치교로 주 경간 길이는 96m(유등천 총연장 96리·37.49㎞ 상징)로 건설한다.
대전시가 새로 건설하는 유등교 디자인. 유등교는 7월 집중 호우 때 교각이 침하해 철거 작업과 임사 가교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 대전시]
유등교는 지역 이름에서 유래한 버드나무처럼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와 함께 물수제비를 형상화했다. 교각에서 하천으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엘리베이터와 계단도 설치한다. 교량 경간(교각 사이)도 기존 24m에서 96m로 늘어나면서 교각 수고 6개에서 2개로 줄어든다. 교각 수가 줄어들면서 집중호우 때 물 흐름에도 지장을 주지 않게 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20여년간 착공이 지연되면서 시민 불안이 켰던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드디어 착공했다”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안전하고 신속하게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