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킴벌리는 오랜 세월 절친한 친구이자 동맹이었다”며 “그는 미국을 대표해 해외에서 미국의 이익을 수호할 최고의 자격을 갖췄다”고 적었다. 길포일은 공화당 우위가 될 상원의 인준을 받으면 대사로 정식 임명된다.
예비 며느리까지 가세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직책에는 트럼프의 가족들이 광범위하게 배치됐다. 핵심은 정권인수팀의 상임고문으로 정부 구성의 전 과정에서 실권을 행사했다는 평가를 받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다.
트럼프는 이날 장남의 약혼자 길포일 지명에 앞서 지난 대선 기간 중 에릭의 배우자이자 트럼프 본인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에게 공화당의 ‘곳간 열쇠’를 관리하는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을 맡겼다. 라라는 현재 국무장관으로 지명되며 공석이 된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트럼프는 쿠슈너와 오랜 친분이 있고, 2009년 사돈 관계를 맺었다. 트럼프는 이후 2020년 1기 행정부 말기 세금회피와 증인 조작 등 18개 죄목으로 유죄를 선고를 받았던 쿠슈너를 사면했다. 이밖에 막내딸 티파니의 시아버지이자 트럼프의 또 다른 사돈인 마사드 불로스는 중동 자문역으로 지명된 상태다.
트럼프가 가족들을 주요 보직에 임명하며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차남인 에릭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암호화폐 행사에서 “트럼프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친(親)암호화폐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은 트럼프가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친암호화폐 인사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한 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넘어서자 ”아빠(pops)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고도 했다. 트럼프 일가는 암호화폐 플랫폼 업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해충돌 가능성이나 그렇게 보일 가능성을 회피하는 데 1기 때만큰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트럼프는 이날 길포일의 대사 지명에 앞서 소셜미디어에 ‘바이드노믹스는 세금을 우크라이나에 준 뒤 (바이든의 아들) 헌터를 통해 바이든에게 되돌아오게 하고, 헌터를 스스로 사면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는 밈(meme·인터넷 유행 게시물)을 올리는 등 자신과 관련한 이해충돌 논란을 해명하기보다 임기 말 아들을 사면한 바이든을 비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길포일과 함께 자신의 측근인 톰 배럭 전 콜로니캐피널 최고경영자를 주튀르키에 대사로 지명했다. 그는 UAE를 대산해 트럼프 정부에 로비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가 2022년 무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또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와 유사한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엔 앤드루 퍼거슨 현 FTC 위원을 지명했다. 퍼거슨은 소셜미디어가 보수적 관점을 탄압하거나 광고주가 이에 협력할 경우 반독점법 위반으로 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인물이다. 이밖에 정부의 측근인 댄 비숍 전 하원의원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의 부국장으로 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