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에 촛불 켜자” 확산…MZ 온라인 집회 지도 나왔다

'2024 온라인 촛불지도' 웹사이트. 원하는 위치로 지도를 움직인 뒤 메시지를 입력하면 촛불이 켜진다. '온라인 촛불지도' 웹사이트 캡처

'2024 온라인 촛불지도' 웹사이트. 원하는 위치로 지도를 움직인 뒤 메시지를 입력하면 촛불이 켜진다. '온라인 촛불지도' 웹사이트 캡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MZ’(1980년대 후반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들의 참여가 급증하면서 ‘온라인 촛불 집회’로 확산하고 있다. 자신들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촛불을 켜자”는 운동이 벌어지면서다. 젊은 세대에 가장 익숙한 소셜미디어(SNS)가 정치 참여와 저항 문화의 장(場)이 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일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 사용자인 A씨는 다이렉트메시지(DM) 창의 ‘내 메모’ 기능을 이용해 촛불 이모티콘을 올린 뒤 또다른 SNS인 ‘스레드’에 “인스타에 촛불 켰다. 다들 촛불 켜자!”는 글을 올렸다. 이에 다른 네티즌들은 인증샷을 공유하며 “나도 촛불 켜뒀다”고 호응했다.

B씨는 스레드에 시민들이 촛불을 든 일러스트 이미지를 공유하고 “공황장애 환자라 사람 많은 곳은 못 간다. 집에서 촛불 들고 기도한다”는 글을 올렸다. 해시태그(#)로는 ‘#촛불’ ‘#탄핵’을 적었다. 자신이 제작한 촛불 관련 일러스트를 공유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나도 챗GPT로 촛불 배경화면을 만들어봤다. 원하면 가져가도 된다”고 커다란 촛불이 타오르는 이미지를 올렸고, 이 글엔 330개의 ‘좋아요’ 행렬이 이어졌고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등 댓글도 줄이었다.

″챗GPT로 촛불 배경화면을 만들었다″며 한 네티즌이 공유한 일러스트 이미지. 스레드 캡처

″챗GPT로 촛불 배경화면을 만들었다″며 한 네티즌이 공유한 일러스트 이미지. 스레드 캡처

SNS에선 ‘촛불 파도타기’도 등장했다. 자신이 집회에 참여했던 사진이나 집회 현장 사진, 촛불 사진 등을 릴레이로 공유하는 것이다. 이에 이용자들은 “촛불들고 함께하진 못했지만 집 앞에서 이렇게라도 불을 밝혀봤다” “나도 탄핵에 동참한다”고 저마다의 촛불 사진들을 올렸다.
시민들은 프로필 사진을 촛불 사진으로 바꾸거나 상태메시지를 ‘윤석열은 하야하라’ 등 문구로 바꾼 뒤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방식으로도 집단행동에 동참하고 있다. 배우 고민시 등 MZ세대들에게 인기가 많은 연예인들도 SNS를 통해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0204 온라인 촛불지도’라는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지도를 움직여 원하는 위치에 놓고 메시지를 입력한 뒤 ‘촛불 켜기’ 버튼을 누르면 지도에 촛불이 켜진다. 11일 오후 10시 55분 기준 1979개의 촛불이 켜져 있다. 웹사이트 측은 ”현장에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이곳에서 당신으의 마음을 전해달라“며 ”작은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큰 희망이 된다“고 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SNS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이라며 “이들은 이번 계엄 사태 때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군대가 국회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분노를 느꼈고, 이를 온라인 상에서 표출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저항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