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는 11일 권 의원의 출마를 강하게 비판했다. 신지호 국민의힘 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에서 “(권 의원은) 친윤 핵심으로 세상이 다 아는데 이런 와중에 원내대표로 나온다는 것은 초현실적”이라며 “만약 원내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이 당선되면 우리 당은 ‘내란 동조당’, 국민의힘은 구제 불능의 폐족(廢族)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권 의원은 친윤계의 대부”라며 “비상계엄이 잘된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셔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친한계의 강한 반발 이면엔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원내대표가 막대한 권한을 갖게 되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표가 조기 대선 경선에 참여하려면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그럴 경우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다.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으로서 비대위원장을 겸할 수도, 새로운 비대위를 꾸릴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서든 원내대표가 차기 대선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게 되는데, 한 대표 측은 친윤계 원내대표를 꺼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친한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권성동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결자해지 심정으로 원내대표에 나선 것”이라며 “당선되면 임기는 길어봐야 2~3달 정도고, 어느 정도 당이 수습되면 바로 그만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엔 “마치 친윤계가 합심해 한동훈 체제를 붕괴시킨다거나 제2의 이준석 대표 사태를 만들 것이란 음모론은 정말 모멸적이고 악의적인 것”이라고 적었다. 한 친윤 성향 의원은 “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을 지키자’는 여당 의원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반면에 김태호 의원은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전체 당론을 통해서 본회의장에서 자유 의지를 갖고 투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 같다”며 권 의원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김 의원도 표결에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엔 “아마 그렇게 생각해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상당수 의원은 표심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경선 직전 진행되는 두 후보의 토론회 발언을 듣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