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 될게요"…증원 후 의대 수시 합격자 3119명 발표

정부가 의대 증원 갈등을 11개월 넘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8일 대전의 한 의과대학 빈 강의실에 의대생들이 두고간 가운만 걸려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부가 의대 증원 갈등을 11개월 넘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8일 대전의 한 의과대학 빈 강의실에 의대생들이 두고간 가운만 걸려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국 39개 의과대학이 3119명의 수시모집 최초합격자 발표를 13일 완료했다. 증원 후 첫 신입생인 4610명(차의과대학 제외)의 67.6%에 해당한다. 의료계가 대학 총장들을 상대로 모집정지를 압박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2025학년도 입시는 변경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울산대, 성균관대 등 ‘빅 5’를 포함한 31개 의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대학입학 전형 일정에 따라 2499명의 수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했다. 나머지 수시모집 정원은 수능 최저기준이 없는 전형 몫이기 때문에 이미 합격자 발표가 완료됐다.  

다음 주인 16~18일엔 등록금 납부가 진행된다. 이 기간 미등록자로 생긴 여석은 이후 26일까지 발표되는 예비합격자로 메운다. 그래도 남는 정원은 정시로 이월된다.  

“좋은 의사 될게요”…증원 후 첫 신입생 될 3119명 발표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 선본사 연등 아래 '수능 만점'과 '의대 합격'을 기원하는 소원지가 붙어 있다. 뉴스1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 선본사 연등 아래 '수능 만점'과 '의대 합격'을 기원하는 소원지가 붙어 있다. 뉴스1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본인의 의대 합격과 성적을 공개하는 ‘인증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올해는 증원으로 대폭 확대된 지역인재전형에 대한 관심이 컸다. 전북대 의대에 지역인재전형으로 합격했다고 전한 한 글쓴이는 “내신도 1점 초반대였고 수능도 한 과목 국어를 제외하고 모두 1등급을 받은 덕에 일반전형으로도 들어갈 수 있는 성적이었다”고 했다.  

정원이 늘며 비교적 의대 진학이 힘든 일반고에서도 의대 합격자가 늘어났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메디컬 계열에서 4명의 합격생을 낸 김형길 부산 남성여고 교장은 “올해 모 지역 사립대 의대에서만 1차 합격자가 8명이 나왔다”며 “수능 최저기준만 충족할 수 있다면 일반고 졸업생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여태 의대 합격생을 배출하지 못한 일반고 고 3 인데 순천향대 의대에 합격했다”며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입학할 때 3보 1배 하면서 들어가겠다. 좋은 의사가 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계엄 때문에 의대 증원 엎어지면 어쩌나”

강희경 서울대 교수 비대위원장 페이스북 글.

강희경 서울대 교수 비대위원장 페이스북 글.

 
한편에선 의대 증원이 변경될까 우려하는 의견도 계속됐다. 계엄 사태 이후 각종 정책 동력이 떨어지며 의료계에서는 모집정지 요구 주장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이날 연세대 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을 중단하고 향후 10년 동안 지속될 의료 파괴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장도 자신의 SNS에 “수시모집의 정시모집 이월 여부, 정시모집 인원의 최종 결정은 대학의 자율에 맡겨달라”고 촉구했다. 전날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총장님들께서 교육적 원칙으로 돌아가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중단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요구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험생,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충원 합격을 덜 뽑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며 “입시 설명회를 하면서 '그런 일은 설마 없겠지만 상당히 예의주시 해야하는 상황이긴 하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입시는 변경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치 상황과 별개로 행정은 행정 절차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의대 증원은 당연히 변동 불가능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