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는 이날 본회의장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즉각 한동훈 지도부를 향해 고성을 내지르며 항의했다. 이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갈등은 격화했다. 의총장에 들어오지 않은 한 대표를 두고 “탄핵을 책임져라”, “당 대표 어디갔어. 들어와라” 등 원성이 쏟아졌다고 한다. 조은희 의원은 “한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을 하자”고도 제안했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겨냥해선 “부끄러운 줄 알아라”. “의총장에서 나가라”는 비난이 좌중에서 터져 나왔다.
친윤계 권성동 원내대표는 “반대 당론을 거스르고 탄핵에 찬성한 사람들을 어떻게 동지라고 하겠느냐”며 “엎질러진 물은 못 주어담는다. 제 거취를 여러분께 일임하겠다”고 했다. 12일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지 이틀 만에 자신의 재신임 여부를 물은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300명 전원이 참석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여당에서 최소 12명이 반대 당론을 거스르고 찬성표를 던진 결과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는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친윤계인 김민전·김재원·인요한 최고위원에 더해 장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한동훈 지도부가 와해될 수 있다.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의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당 지도부 총사퇴"=장외에선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에 “한동훈 당 지도부는 양심이 있다면 총사퇴하라”며 “찬성으로 넘어간 12표를 단속하지 못하고 이재명 2중대를 자처한 한동훈과 레밍(집단자살 습성이 있는 나그네쥐)들의 반란에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