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도 '탄핵이 답이다' 소개…"탄핵 캐럴 등장, 신나는 한국집회"

가수 백자가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를 개사한 ‘탄핵이 답이다’를 부르고 있다. 사진 유튜브 가수백자TV 캡처

가수 백자가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를 개사한 ‘탄핵이 답이다’를 부르고 있다. 사진 유튜브 가수백자TV 캡처

“한국의 시위는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에서 재미있고 신나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 울려 퍼진 노래 ‘탄핵이 답이다’를 유행시킨 가수 백자(52)는 1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를 개사한 이 노래를 만든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NYT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수만 명의 시위대는 집회에서 한국의 전통 타악기에 맞춰 춤을 추고, 트로트라는 대중가요를 부르며, 걸그룹 에스파의 히트곡 ‘위플래시’를 따라 부른다”며 축제 분위기 같은 한국의 집회 문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캐럴 ‘펠리스 다비다’를 개사해 만든 ‘탄핵이 답이다’ 앞부분의 반복되는 멜로디 구절이 머릿속에 박힌 채 집회를 떠나게 된다고 했다.  

NYT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 가수 백자가 여의도 국회 앞 집회에서 ‘항의의 찬가’를 불렀으며, 이때 부른 노래 ‘탄핵이 답이다’가 소셜미디어 엑스(Xㆍ옛 트위터)에서 조회수 900만여 건을 기록하는 등 빅히트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이 열린 14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탄핵이 DAVIDA(답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고 있. 뉴스1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이 열린 14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탄핵이 DAVIDA(답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고 있. 뉴스1

1989년 전교조 집회에 처음 참석한 이후 지난 수십 년 간 각종 집회 시위에 참여해 왔다는 백자는 NYT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최루탄과 폭력적 진압이 난무했다. 무서웠다”고 떠올렸다. 1990년 대학 신입생 때 교내 시위에서 노래패 가수로 처음 무대에 선 백자는 “1991년 분신 정국 때에는 매주 최루탄 속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NYT에 말했다.

백자는 2016년 사상 최대 규모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가 실제 탄핵 가결로 이어지면서 시위 분위기가 더욱 밝아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백자는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민주주의에 대한 자긍심이 있었다”고 했다.


NYT는 당초 이 노래의 출발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나온 ‘그네는 아니다’이며, 윤석열 정부 1년차 첫 크리스마스 시즌에 백자가 ‘퇴진이 답이다’로 녹음해서 불렀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백자는 2년차인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탄핵이 답이다’로 다시 바꿨고,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난 4일 국회 앞 촛불집회에 나와 이 노래를 불렀다.

‘탄핵이 답이다’는 중독성 강하고 귀에 익숙한 멜로디로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탄핵 캐럴’로 불리며 히트를 쳤다. 이 노래의 원곡 ‘펠리스 나비다’는 ‘행복한 크리스마스’라는 뜻으로, 1970년 푸에르토리코 출신 맹인 가수 호세 펠리시아노가 만든 캐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