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자 가족인 최순옥(64)씨는 “(사고가 난 비행기에) 아들이랑 며느리, 아기가 다 탔다”며 “어떻게 1명도 아니고 3명이나…”라며 오열했다. 최씨는 “며느리는 제주항공 직원인데 쉬는 날이어서 같이 여행을 갔다”며 “어젯밤 11시쯤 ‘(한국으로) 출발한다’라는 전화 통화가 마지막이 됐다”고 말했다. 김모(33) 씨는 "언니가 저 비행기에 탔다"며 "그동안 늘 고생만 했는데"라고 울먹였다.
같은 시각 50대로 추정되는 한 여성도 '어떡하니'만 반복하며 손수건을 얼굴에 묻고 오열했다. 딸로 보이는 여성이 그를 안아주자 "엄마 어떡하니", "한명이라도 살아야지 어쩜 좋아", "엄마가 아들을 너무 좋아해갖고 죽었나봐" 하며 눈물만 흘렸다.
사고 발생 4시간째인 오후 1시쯤 소방 당국이 탑승객 가족을 대상으로 사고 경위와 상황을 설명하기로 하자 100여명이 넘는 인파가 회의실에 몰렸다. 이정현 전남 무안소방서장이 "여객기 탑승자 181명 중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말을 끝내자마자 회의실은 눈물 바다로 변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가족 중 누군가가 "생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서장은 고개를 숙인 채 "안타깝지만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희박해진 생존 가능성에 딸이 돌아오길 기다렸던 한 여성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가 하면 한 남성은 울분을 토하며 "어떻게…"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 오후 2시40분쯤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5명의 이름이 호명되자 “아빠” “아~” 등을 외치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사고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무안공항을 찾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실시간으로 상황을 알려달라", "가족들을 먼저 생각해달라" 등 탑승객 가족 요구도 이어졌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가족들의 잇단 항의에 "알겠습니다"는 짧은 답변을 내놓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