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겨울 3부작', 밀란 쿤데라 유작...새해 풍성한 문학 잔치 [2025문화계]

소설가 한강의 신작 소설이 2025년 독자들을 찾아온다. 밀란 쿤데라(1929~2023)의 유작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도 신년을 맞아 국내 문학팬들을 만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스웨덴어판 출판사 ‘나투르 오크 쿨투르’에서 열린 한국 기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스웨덴어판 출판사 ‘나투르 오크 쿨투르’에서 열린 한국 기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강 신작, '눈 3부작' 마지막 열쇠 

한강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차기작 두 편의 집필 계획을 밝혔다. 그중 한 편인 '겨울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 내년 출간된다.

한강은 원래 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과 2018년 김유정문학상을 받은 '작별'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을 합쳐 '눈 3부작'을 완성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집필 과정에서 세 번째 작품의 분량이 늘어 별도의 장편 소설인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하게 됐다. 한강은 3부작 마지막 작품을 다시 써서 올해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노벨상 시상식 일정 등으로 한동안 작품을 쓰지 못해 아직 집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 3부작'을 출판하는 문학동네는 "신작은 앞서 완성한 '눈 3부작' 두 편과 비슷한 분량의 중·단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3부작을 묶어 한 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출간 시기는 미정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서점에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코너가 마련돼 있다. 뉴스1

지난 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서점에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코너가 마련돼 있다. 뉴스1

앞선 두 단편은 겨울과 눈(雪)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은 잡지사 내부의 노동쟁의를, '작별'은 겨울날 눈사람으로 변해버린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다. 역사적 트라우마를 다룬 그간의 장편 소설과 달리, 차기작은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작품이 될 예정이라고. 


한강은 또 스톡홀름에서 한국 취재진에게 '눈 3부작'을 완성한 후에는 "소설『흰』과 형식적으로 연결되는 신작을 쓰겠다"고도 밝혔다. 

쿤데라·베르베르·하루키…풍성한 해외 문학 

밀란 쿤데라. 사진 WIKI

밀란 쿤데라. 사진 WIKI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도 국내 문학팬들을 만난다. 

4월에는 밀란 쿤데라의 유작 『여든아홉 개의 말』이 국내 독자들을 찾아온다. '여든아홉 개의 말'은 1985년에 발표된 에세이로, 체코 출신 쿤데라가 프랑스로 망명해 프랑스어로 글을 쓰기까지의 과정 등 자전적 내용이 담겼다. 단행본에 담긴 또 다른 작품 '프라하, 사라져가는 시'(1980) 체코 문화에 대한 고찰이 담긴 에세이다. 

2021년 일본 와세다대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개관 기자회견에 참석한 하루키. AP=연합뉴스

2021년 일본 와세다대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개관 기자회견에 참석한 하루키. AP=연합뉴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에 관한 에세이 『데이비드 스턴 마틴의 멋진 세계』는 하반기 출간될 예정이다. 미국 디자이너 데이비드 스턴 마틴(1913~1992)이 디자인한 180여장의 재즈 음반 재킷과 함께 하루키의 글을 실었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키메라의 시대』도 출간된다. 작품은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결합한 생명체 '키메라'가 탄생한 이후의 세상을 그렸다. 

폴란드 작가 브루노 야센스키(1901~1938)의 디스토피아 소설 『나는 파리를 불태운다』는 부커상 최종 후보와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가 한국어로 옮겼다. 정보라 작가는 이 소설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썼고, 단편 '작은 종말'로 소설을 오마주하기도 했다. 책은 전염병으로 무너진 대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며 실존의 의미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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