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지자체 기부 사이트 마비…공항 카페에도 400만원 ‘선결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사흘째인 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유가족에게 구호 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사흘째인 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유가족에게 구호 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장진영 기자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 유족과 자원봉사자 등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공항 내 카페에 선결제를 하거나, 무안 지역자치단체에 기부하는 시민들이 늘었다.

31일 무안군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부터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신청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가 마비된 상태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홈페이지엔 ‘2만 5000명이 대기 중’이라는 안내가 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다른 지자체에 기부하면 지자체가 이를 모아 주민을 위해 사용하는 제도다. 기부자에겐 답례품이 제공된다. 군청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사고 다음 날인 30일부터 무안군에 대한 기부 건수가 두 배씩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1일 무안군청 고향사랑기부제 홈페이지에서 답례품 신청을 하니 약 2만5000명이 대기 중이라는 안내가 떴다. 사진 무안군청 홈페이지 캡처

31일 무안군청 고향사랑기부제 홈페이지에서 답례품 신청을 하니 약 2만5000명이 대기 중이라는 안내가 떴다. 사진 무안군청 홈페이지 캡처

 
무안국제공항 내 식당·카페에는 유가족과 봉사자들을 위한 음식·음료 선결제가 이틀째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쯤 한 카페엔 “음료 400만원이 선결제 됐다”는 공지가 붙었다. 유튜브 채널 제이컴퍼니가 구독자 이름으로 결제했다고 한다. 제이컴퍼니는 “유족분들께 따뜻한 커피가 모자란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힘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무안으로 달려와 현장에서 봉사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구호 물품을 나르거나 쓰레기 수거, 식사·간식 배급 등을 돕는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 중인 취업준비생 안진희(25)씨는 이날 오후 1시쯤 무안에 도착해 일손을 보탰다. 안씨는“인근에서 대학 생활을 하기도 했고 일손이 부족하다는 SNS 글을 보고 왔다”며 “사흘 동안 머무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 시흥에 거주하는 서재병(32)씨도 “무안에 연고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4시간을 운전해 도착했다”고 말했다.

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의 한 식당에서 선결제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의 한 식당에서 선결제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무안 출신 개그맨 박나래씨도 전날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피해 지원을 위한 성금을 전달했다. 박씨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비탄에 잠긴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