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사상 첫 연 매출 100조 돌파…영업익·판매량·이익률도 최고

기아가 2024년 매출 107조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기아가 연매출 100조를 넘긴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뉴스1

기아가 2024년 매출 107조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기아가 연매출 100조를 넘긴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뉴스1

기아가 지난해 107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창사 80주년을 맞은 기아가 연 매출 100조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12조원을 넘기는 등 판매량·매출·영업이익·영업이익률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24일 기아는 지난해 매출 107조4488억원, 영업이익 12조66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99조8084억원) 대비 7.7% 늘고, 영업이익은 9.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1.8%로 전년보다 0.2%포인트(p) 늘었다. 2022년 4분기 이래 9개 분기 연속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미국서 잘 팔린 기아

기아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더 기아 EV9 GT(북미사양). 연합뉴스

기아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더 기아 EV9 GT(북미사양). 연합뉴스

지난해 기아는 총 308만9300대를 판매했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국내 판매량은 전년보다 4.2% 줄었지만, 해외 판매(254만3361대)가 1.0% 늘었다. 특히 북미에서 잘 팔렸다. 서유럽·인도·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줄었지만, 미국 판매량은 79만6000대로 1.8% 증가했다.

친환경차 판매 호조도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연간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63만8000대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김승준 재경본부장(전무)은 “양질의 판매 증가 없이 손익의 증가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를 맞으며 민첩하게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늘렸고, 현대차·기아가 가진 파워트레인 다각화 장점이 통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아의 글로벌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36만7000대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은 변수  

기아는 올해 멕시코 공장에서 K4 약 12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현대차그룹

기아는 올해 멕시코 공장에서 K4 약 12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현대차그룹

기아는 올해 실적 목표로 매출은 지난해 대비 4.7% 늘어난 112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소폭 낮춘 12조4000억원을 제시했다. 올해 대내외 경영 환경에 변수가 많은 만큼 긴장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이 기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데 회사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질의가 나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에 2월 1일부터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기아는 멕시코에서 생산한 K4 차량을 북미에서 판매하고 있다.

정성국 IR/전략투자 담당(전무)은 “멕시코 관세 부과는 실제로 어떻게 진행될지 상당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전제하면서 “기아는 올해 K4 한 차종을 약 12만 대 정도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할 계획인데, 만약 수출 제재가 가해진다면 데스티네이션(수출 대상)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멕시코산 K4는 캐나다 등으로 수출하고, 미국 판매용는 다른 방식으로 조달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승준 전무는 “단기적으로는 관세만큼 추가 부담이 생기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인상을 통한 (관세 효과) 흡수나 생산비 조정을 통한 대응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아 시스템을 훼손할 만큼의 큰 임팩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영업이익 33.9%↑ 깜짝 성장

한편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부품 기업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 57조2370억원, 영업이익 3조73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59조2544억원) 대비 3.4% 줄었지만 영업이익(2조2953억원)은 33.9% 급증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한 점이 영업이익 증가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상품인 전장 제품의 시장 수요가 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환율 효과도 봤다. 해외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판매량이 늘었고 이에 따라 부품 A/S 수요도 늘었는데,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다 보니 환차익을 봤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