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에 美계란 금값인데…트럼프, 관련 업무 공무원도 해고

미국 마트에서 파는 계란. AFP=연합뉴스

미국 마트에서 파는 계란.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계란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 구조조정 차원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대응 인력까지 해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농무부 산하 국립동물보건연구소네트워크 프로그램 사무국의 직원 25%가 트럼프 행정부의 공무원 대규모 감축 대상에 포함돼 해고됐다고 전했다. 

이 사무소는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응하는 전국 58개 연구소의 업무를 조정하며, 직원은 14명에 불과하지만 동물 질병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이번 해고 이후 일부 연구소는 조류 인플루엔자 검사 등의 대응이 느려질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미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2022년 발발한 이후 닭과 오리 등 알을 낳는 가금류 1억4800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이 영향으로 달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식탁 물가를 비롯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약 이행에 부담이 되고 있다. 

노동부 소비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12개 들이 A등급 대란(大卵)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1월 4.95달러로 전월 대비 15.2% 급등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선 53% 올랐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과 함께 내주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류 인플루엔자 대응 계획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살처분 중심의 대응만 했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생물보안(biosecurity) 조치와 약품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정부의 과감한 인력감축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무기 관리감독관 수백명 등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인력까지 해고 대상에 포함해 성급하고 무리한 구조조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