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께 6mm 가량의 두꺼운 철판인 후판은 배를 건조하거나 건설 현장에서 주로 쓰인다. 사진 동국제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철강업계가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가 거세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도 저가 중국산 후판의 공습으로 국내 철강업계의 입지가 좁아진 상황인데, 관세로 인해 미국 수출길이 좁아진 중국산 물량이 더 싸게 한국 시장으로 쏟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산업부 무역위원회는 오는 20일 회의를 열고 현대제철이 신청한 중국산 후판 반덤핑 제소 건을 논의한다. 지난해 7월 말 현대제철이 중국산 저가 후판의 덤핑으로 국내 산업계가 피해를 보았다며 제소한 데 따른 것. 지난해 10월 초 무역위는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조사 개시 후 최대 5개월 이내에 예비 판정을 하는데, 이르면 이번 회의에서 반덤핑 관세를 우선 부과하는 예비 판정을 내릴 수도 있다.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무역위원회는 재적 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해 출석위원 2분의 1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
밀려드는 중국산 후판

김영옥 기자
생활 곳곳 침투한 저가 중국산 후판

현대제철의 후판·냉연 공장에 신규 설비를 도입한 모습이다. 사진 현대제철
불확실성 더해진 수출시장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열린 미국 신정부 대응 업계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정부가 중국산 저가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재를 받은 중국도 보복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철강 산업을 지키려고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은 우리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해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