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서 北공작원 접선”…민노총 전·현직 간부 2명 추가 기소

2023년 1월 '간첩단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마친 국가정보원 관계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압수물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2023년 1월 '간첩단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마친 국가정보원 관계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압수물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전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 석모씨와 함께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혐의로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2명이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중 1명의 집에선 북한 김일성 선집 등 이적표현물 12권이 발견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등 혐의로도 기소됐다.

18일 법무부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실에 제출한 20장 분량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2023년 3월 24~25일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민주노총 전직 간부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장편사화 단군(519쪽, 2003년 발행)』『김일성선집 1권(429쪽, 1988년 발행)』『정치경제학개론-주체의 정치경제학(377쪽, 1990년 발행)』『주체사상 총서 2~10권(1989년 발행)』 등 총 12권의 이적표현물을 발견했다. 

『장편사화 단군』은 고조선 시조인 단군을 다루면서 신념과 인간을 부제로 김일성을 찬양·미화하는 내용이다. 『김일성선집』도 김일성의 주체사상 등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인민대중이 조직동원되어야 혁명투쟁에서 승리한다’ ‘북한의 민주주의 민족통일전선 형성을 방해하는 온갖 현상들과 비타협적으로 투쟁하겠다’ 등의 담겼다. 『정치경제학개론』과 『주체사상 총서』 역시 북한 체제를 추종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김일성 동지의 혁명사상, 주체사상은 우리 시대 인민들의 지향과 요구를 반영해 자주·창조적으로 혁명하는 넓은 길을 열어줄 불멸의 혁명 사상’이라고 표현하는 등 김일성을 찬양·선전하고 있다. A씨가 가진 12권의 이적표현물은 총 3959쪽 분량에 이른다.

A씨는 북한 통일전선부 문화교류국 공작원과 접선하기 위해 2018년 9월 26일 석씨, 민주노총 현직 간부 B씨와 함께 중국으로 출국한 혐의도 받는다. 광저우의 한 공원 인근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한 이후 A씨는 같은 달 29일, B씨는 같은 달 30일 귀국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허훈) 지난달 31일 A씨에겐 국가보안법상 특수잠입·탈출, 찬양·고무 등, 회합·통신 등 혐의를, B씨에겐 국가보안법상 특수잠입·탈출, 회합·통신 등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A씨와 B씨가 석씨 등이 민주노총을 거점으로 운영한 비밀 조직, 이른바 ‘지사’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회계과장’, B씨는‘1팀장’으로 부르며 지도부인 ‘이사회’를 통해 북한 문화교류국의 지령에 따른 활동사항을 결정하고 하부 조직원을 영입하는 등 활동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한편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등) 등 혐의로 2023년 5월 기소된 석씨는 지난해 11월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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