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좌우에 앉아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이 주재한 집권 2기 첫 각료 회의에서 EU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대한 관세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25%가 될 것”이라며 “자동차와 모든 품목에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EU)은 우리 차, 농산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EU에 약 3000억 달러(약 430조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냉전 시기 옛 소련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유럽의 경제적 통합을 적극 지지했다. 1993년 EU 공식 출범 이후 방위비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무역·통상 분야에서 경쟁 관계가 되기는 했지만,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포괄적 측면에서 동맹 관계라는 인식이 훨씬 강하다. 그런 EU를 두고 “미국을 망쳐놓게 하는 게 (태동) 목적”이라며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우크라 안전 보장, 이웃 유럽에 맡길 것”
우크라이나가 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해서도 “잊어버리면 된다. 나는 모든 일이 시작된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가 러시아의 전면 침공을 야기했다는 인식이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28일 방미 때 광물협정 체결 계획을 재확인하며 “우리는 희토류가 매우 필요하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오는 28일 미국을 방문해 함께 광물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대만 방어 계획” 질문에 “답변 않겠다”
이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방어할 것. 우리는 그럴 의무가 있다”(2021년 10월),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며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다”(2022년 5월)고 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른 기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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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각료 회의가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멕시코 관세 4월 2일 부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과 관련해 “4월 2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당초 지난 4일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캐나다·멕시코가 국경 단속 강화 조치 등을 내놓자 30일간 유예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서 다시 약 1개월 더 미룰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머스크 “재정 적자 이대로면 미국 파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 회의에서 연방정부 재정 적자 삭감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전임 대통령) 바이든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에게 내준 2022년 11월 26일자 석유 거래 양허를 되돌려놓겠다”며 “관련 협정(효력)은 3월 1일자로 종료된다”고 했다. 바이든 정부는 2022년 11월 26일 미 석유회사 셰브런에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확대 및 석유 제품 수입 허가권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세수엘라와 맺은 기존 석유교역 합의를 폐기한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권은 미국으로 보낸 폭력 범죄자들을 애초 합의와는 다르게 신속하게 자국으로 송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