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북미산 車무관세 유지돼야"…EU도 '관세'에 뿔나

미국의 자동차 제조 '빅3'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가 "북미 지역의 자동차 무관세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부터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다. 당초 이들 국가에 대한 관세 조치는 지난 4일 발효에서 30일간 유예됐는데, 한 차례 더 연기한 상황이다.        

미 3대 자동자 제조업체 스텔란티스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 3대 자동자 제조업체 스텔란티스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의 존 엘칸 회장은 26일(현지시간) 애널리스트들과의 대화에서 "미국 내 일자리와 제조업 기회 및 투자를 실제로 늘리려면 미국산 부품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연간 약 400만 대의 차량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구멍을 막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엘칸 회장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에 북미산 차량 대신 아시아·유럽산 수입 차량에 대한 규제와 관세 부과를 유도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푸조·피아트·지프·크라이슬러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업체로 꼽힌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지난해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북미 지역 생산차량 중 39%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한다. 멕시코와 캐나다산 차량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원산지 규정에 따라 부품 요건을 충족해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나머지 빅3 업체 중 GM은 이 비중이 36%, 포드는 18% 정도다.

이와 관련, 엘칸 회장은 "지프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와 램(Ram) 픽업트럭 제조업체가 이미 해당 규정에 따라 미국산 부품 함량을 준수한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도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규정으로 미국 (자동차) 업계에 구멍이 뚫릴 것"이라며 "아시아와 유럽에서 차량을 수입하는 업체들에겐 '뜻밖의 횡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26일(현지시간)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유럽 산업 정상회의 2025'에 참석한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유럽 산업 정상회의 2025'에 참석한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이미 예고된 트럼프발 '관세폭탄'에 대한 유럽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첫 각료회의에서 EU 관세 부과를 묻는 질문에 "곧 발표할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25%이며 자동차와 모든 것에 적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올로프 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대변인은 "EU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는 장벽에 맞서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가디언은 "EU가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에 신속하게 보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EU는 미국을 망쳐놓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질 대변인은 "EU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유 시장이며, 이는 미국에도 이익(boon)이 돼 왔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워싱턴이 경제 통합을 강화하고 역내 갈등을 줄이기 위해 EU 등 블록 형성을 장려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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