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움 없이 유럽 자력 방어? "준비 안 됐다, 최대 10년 소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미국의 도움 없이는 유럽의 자력 방어까지 최대 10년이 걸릴 수 있으며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5일(현지시간) '유럽이 단독으로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에 맞설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유럽 안보 자강론에 대해 회의적인 분석을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와 마찬가지로 2기 행정부에서도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내려놓길 원한다는 뜻을 노골화하면서 유럽에선 안보 자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독일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23일 인터뷰에서 "미국은 유럽의 운명에 무관심하다. 유럽이 독립적인 방위 능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유럽 안보 자강론을 한 마디로 요약해준다. 하지만 유럽이 안보 측면에서 독자 노선을 걸어야 하는 현실과 별개로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안보에 관한 회의에 앞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를 환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안보에 관한 회의에 앞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를 환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안보 독립'하기엔…재정·군사력 의문

 
일단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 현재 미국이 포함된 상태에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 전쟁 계획 충족을 위해 요구되는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3%다. 이것조차 달성하지 못한 국가가 많은데, 나토는 새로운 목표치로 3.7%를 검토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만일 미국이 유럽의 안보에서 발을 빼면 4%도 훨씬 넘게 부담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군사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저스틴 브롱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유럽이 많은 현대식 전투기를 보유했으나 적의 방공망을 파괴할 만큼 탄약도, 훈련된 조종사도 충분하지 않다"며 "무엇보다 공중 전자전과 정보·감시·표적획득·정찰(ISTAR)은 거의 전적으로 미국이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핵우산이 사라졌다고 할 때, 영국과 프랑스가 그 자리를 대체해야 하는데 이들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합해도(약 400개) 러시아(약 1700개 보유)에 한참 밀린다. 특히 영국 핵무기는 잠수함에만 탑재됐는데 이는 전투기에 비해 유사시 위치 노출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명확하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짚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루마니아 갈라티 인근 스마르단에 있는 루마니아 캠프에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스테드패스트 다트 25'(Steadfast DART 25)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훈련은 지난 1월 13일부터 2월 26일까지 유럽 남동부 지역에서 실시됐다. EPA=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시간) 루마니아 갈라티 인근 스마르단에 있는 루마니아 캠프에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스테드패스트 다트 25'(Steadfast DART 25)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훈련은 지난 1월 13일부터 2월 26일까지 유럽 남동부 지역에서 실시됐다. EPA=연합뉴스

우크라 파병도 불투명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매우 많은 것 이상의 안전 보장을 제공하지 않겠다"며 "유럽이 그렇게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유럽 내에서도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견이 예정대로 이뤄질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영국과 프랑스가 그나마 파병에 적극적인데, 이들조차도 키어 스타머 총리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의 지원'을 파병 조건으로 내건 상태다. 그 외에 독일 등 대다수의 유럽 국가들은 자국 영토 방위, 나토군 축소 우려 등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파병에 소극적인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