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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 사옥. 연합뉴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자금 확보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사옥을 팔거나 본사를 옮기는 대형 건설사가 늘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날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사옥 부지 매각에 나선다고 밝혔다. 자산가치가 50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또한 수도권과 지방에 있는 창고 부지와 사업 토지, 리츠(부동산투자사) 지분 매각도 검토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외부 컨설팅에 착수했다”며 “자산 효율화가 이뤄지면 부채비율이 내년에 150%로 낮춰지고 경상이익도 1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17%다. 건설업계에선 통상 200% 미만을 적정 비율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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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돈 안 되는 사업에서 손을 떼는 곳도 많다.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에 건설투자자(CI)로 참여했던 DL이앤씨는 최근 민간사업자 컨소시엄에 탈퇴 의사를 전달했다. 현대건설 역시 보유 지분 중 일부를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DL이앤씨 측은 “사업성이 좋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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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급증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경영진이 매우 엄격하고 까다롭게 정비사업 선별을 한다”며 “자칫 출혈 수주전에 참전했다가 실패할 경우 막대한 손실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한 대형 건설사는 최근 서울 정비사업 입찰 경쟁에 실패하며 설계비와 마케팅비 등 2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 모습. 연합뉴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업체 위기를 업계 전반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면서도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건설사들은 더 꼼꼼히 사업성을 판단해 수주에 나서고, 감원을 포함한 위기 경영으로 기조를 바꾸는 곳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