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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사무실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 환담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전 대통령은 또 “지금 한참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반 지나 한창 궤도에 올라 일할 때인데 국가적으로 얼마나 손실인가”라며 다시 한번 힘을 모아줄 것을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예방 때도 “지금 야당이 보통이 아니고, 다수당”이라며 “극복하기 위해선 여당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예방에선 여야 쟁점인 반도체특별법안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이 전 대통령은 “첨단 사업인 반도체는 기업 단독으로 하는 곳이 없다. (다른 나라는) 다 정부가 지원한다”며 “우리 반도체 기업은 정부 정책 때문에 지금 한계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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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사무실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에 권 비대위원장이 “연구개발 쪽 근무자만 주 52시간 제한을 풀어주자는 얘기를 했는데 야당에서 노조 의견을 이유로 반대한다”고 하자 이 전 대통령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의 일화를 꺼냈다. 이 전 대통령이 MS 연구실에 불이 켜져 ‘미국이 왜 토요일에 일하냐’고 묻자 게이츠가 ‘새로운 산업은 놀 땐 놀더라도 시간 제한 없이 한다’라고 말했단 것이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뉴욕 같은 곳도 노동조합이 있지만 새로운 산업은 (법정 근로시간 유예가) 어쩔 수 없다”며“앞으로 AI 시대가 오면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담을 마친 권 비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이 전 대통령께서 경제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셨다”며 “(정치를 잘해) 중소·중견기업이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당 지지율 회복에 대한 평가도 이어갔다고 한다. 신동욱 수석대변인 “이 전 대통령께서 윤석열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가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한편 권 비대위원장은 2011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친이(李)계의 해체를 공식 선언해 달라”고 발언하는 등 각을 세우기도 했으나,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았을 땐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