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아 심장 수술 210만원→1000만원...“고난도 소아 수술 보상 강화”

 

인천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돌보는 모습. 뉴스1

인천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돌보는 모습. 뉴스1

뇌ㆍ심혈관 수술 등 소아ㆍ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난도 수술 319개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대폭 인상된다. 기존에는 6세 미만 환자에 한해 수가를 얹어줬지만, 앞으로는 만 16세 미만까지로 대상도 확대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중증ㆍ필수의료 강화 정책에 따라서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제4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소아 고난도 수술 보상 강화 방안을 의결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6세 미만 소아에 대한 고난도 수술 보상을 크게 늘린다. 기존에는 284개 수술에 연령대별로 50~120%의 수가를 얹어줬는데, 앞으로는 603개 수술에 200~1000%의 수가를 더 준다.  

 예를 들어 대동맥 개존증(출생 이후에도 대동맥ㆍ폐동맥 간 혈관이 열린 질환) 치료를 위한 수술 수가는 96만원이다. 현재는 체중 1500g 미만의 초저체중아는 120%의 가산 수가를 더해 212만원을 보상했지만, 앞으로는 1000%를 가산해 1060만원을 준다. 1세 미만 영아는 400%의 가산 수가를 줘 480만원, 6세 미만은 200%를 더해 290만원이 된다. 이날 건정심은 6세 이상 16세 미만 소아ㆍ청소년 대상 고난도 수술 487개에 대해서도 수술 수가에 가산 수가 100%를 얹어주기로 했다.    

 정부는 의료개혁 핵심 과제인 중증수술 등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를 위해 2028년까지 10조 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고난도 소아 수술, 중증 심장질환 중재시술, 태아 치료 등에 대한 가산 수가를 마련했다. 올 1월에는 개두술 등 뇌혈관ㆍ복부동맥류 수술 수가를 대폭 올렸다.  


고난도 소아수술 가산 적용 확대 사례

고난도 소아수술 가산 적용 확대 사례

 이번 보상 강화 방안은 의료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마련했다. 정성훈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10개 소아외과계 학회와 장기간 논의한 끝에 수가 가산이 필요한 수술을 추가로 발굴해냈다”라고 설명했다. 

 학회 연합을 대표해 논의에 참여한 김웅한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는 “100%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학회가 낸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정부와 학회가 서로 양보를 많이 했지만 나름대로 합의점을 찾은 결과”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수가란게 파이 게임이다 보니 그동안 (환자가) 소수인 소아외과는 수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늘 손해를 봤다. 전체 이익을 앞세우다 보니 어른(환자)을 위해서 아이(환자)가 희생해온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은 몸이 작고, 위험도가 높고, 손이 많이 가는 데 반해 보상은 턱없이 적었다. 그러다보니 소아외과 의사가 사라지기 직전까지 왔다”라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소아외과 의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돼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소아 수술 인프라 유지 시급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학회와 논의를 통해 소아의 성장과 발달 특성을 반영한 고난도 수술 항목의 추가, 보상강화를 우선 추진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난이도가 높고 자원 소모가 많으나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수술에 대한 보상을 순차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