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필라델피 회랑 철수 않겠다"…휴전 중 합의 어겨

지난해 9월 13일 이스라엘 군용 차량이 필라델피 회랑을 통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9월 13일 이스라엘 군용 차량이 필라델피 회랑을 통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서 군대를 철수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필라델피 회랑을 포함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는 휴전 협정에서 1단계 합의 사안인데 이를 어기겠다는 얘기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인수' 구상 발표 이후 험악해진 분위기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긴장이 더 올라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의 입장"이라며 이 같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하마스의 살인자들이 다시는 트럭과 소총을 가지고 우리 국경을 돌아다니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이 밀수를 통해 다시 힘을 키우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문에 말했다.

앞서 지난달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 협상을 하면서 필라델피 회랑에서 이스라엘군 철수 문제를 놓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양측은 협상 막판에 '이스라엘군이 1단계 휴전의 마지막 날인 내달 1일에 필라델피 회랑에서 철수하기 시작해 8일 이내에 완료한다'는 내용에 가까스로 합의했는데, 이스라엘이 이 합의를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 무장 병력의 이동 및 무기 밀수를 막아야 한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이스라엘 측의 이러한 입장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들의 유해 4구를 넘기고, 그 대가로 620여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석방된 지 몇 시간 후 나왔다. 1단계 휴전의 마지막 교환이다. 양측은 당초 이달 초부터 나머지 인질 전원 석방,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를 골자로 하는 휴전 2단계를 논의하기로 했으나 양측이 서로 합의 위반 등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어 2단계 협상은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협상 중재를 위해 조만간 이 지역을 방문 예정이다. 여기에서 2단계 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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