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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거리 풍경. EPA=연합뉴스
일본 대졸 사원 초임은 ‘잃어버린 30년’으로 상징되는 일본 경제 침체 영향으로 한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 대기업의 임금 인상 흐름 속에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7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대형 주택 건설사 다이와하우스는 올해 봄 대졸 사원 초임을 종전 월 25만엔(약 241만원)에서 40% 올린 35만엔(약 337만원)으로 책정했다.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로 유명한 패스트리테일링은 3월부터 대졸 사원 초임을 30만엔에서 33만엔(약 318만원)으로 인상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조사에서는 2024년도 주요 기업 평균 초임이 약 24만800엔(약 232만원)으로 2021년도보다 8.8% 올라 근로자 평균 임금 증가율(7.4%)을 1.4%포인트 앞섰다. 이에 힘입어 일부 대기업 초봉이 올해 처음 30만엔대로 진입했다.
대졸 초봉 인상 움직임은 2022년부터 가속화됐는데 이는 고연봉으로 유명한 종합상사나 컨설팅사와의 인재 쟁탈전이 심화하면서 처우 개선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그러나 ‘초봉 30만엔’은 일부 언론이 기사로 다룰 만큼 눈에 띄는 사례들이며 아직 일본 대졸 채용시장에서 일반화된 건 아니다.
유명 대기업 미쓰이화학은 올해 4월 이후 대졸 입사자(종합직 기준) 임금을 9.4% 올리기로 했지만 인상된 초봉은 28만엔(약 270만원)이다. 다만 석사과정 수료자 초봉은 8.6% 오른 30만2000엔(약 291만원)으로 첫 30만엔대 진입이다.
올해 4월에 입행하는 대졸 사원 초임을 기존 25만5000엔(약 246만원)에서 30만엔으로 올리기로 한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연공 서열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임금 체계 방안도 마련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노사 협의를 거쳐 2026년도 이후 적용될 이 방안에는 근속연수에 따른 승진 제도 폐지 등이 포함됐다. 연공 서열이 사라지면 20대 후반에도 본부나 현장에서 책임자가 되면 연봉을 1000만엔(약 9634만원) 이상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일본형 고용 관행을 유지해 온 대형 금융기관에서 직무에 따른 연봉제 도입이 확산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