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인공지능(AI) 연구 등에 활용할 국가 초고성능컴퓨터(슈퍼컴) 6호기를 구축한다.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슈퍼컴 6호기 계약 및 본격 구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휴렛팩커드(HPE)가 3825억 원 규모로 슈퍼컴 6호기 구축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슈퍼컴 6호기는 내년 상반기 KISTI에 구축돼 대규모 계산·인공지능(AI) 등 국내 연구자들의 연구개발(R&D)을 폭넓게 지원하는 ‘국가 플래그십 초고성능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구축비를 포함해 2031년까지 총 4483억 원을 들여 6호기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슈퍼컴 6호기는 GPU 8496장 규모, 600PF(페타플롭스)의 연산 성능, 205페타바이트(PB) 저장공간, 400Gbps 이상 초고속 네트워크 성능을 갖춘 인프라로 구축될 예정이다. 1PF는 1초당 1000조 번 계산하는 속도를 뜻하는 단위다. 기존 5호기(25.7PF)의 약 23배 성능이다. 특히 중앙처리장치(CPU) 위주였던 5호기와 달리 6호기는 엔비디아 GH200 등 GPU 위주로 구성돼 AI 연산에 특화된 활용이 가능하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세계 10위권 성능의 슈퍼컴 등재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6호기가 초고에너지물리, 기계, 유체, 항공, 기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학습과 추론, 시뮬레이션, 대규모 계산 등의 작업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원천연구에 40%, 공공·사회현안 연구 20%, 산업 활용 20%, 공동 활용는 나머지 20%씩 자원이 할당될 계획이다. 특히 이중 AI 분야 연구에는 전체의 30%가 할당된다.
김성수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현재 공공 부문에 공동 활용이 가능한 고성능 GPU 인프라가 부족해 연구자들이 AI 활용 연구나 모델을 개발할 때 고가의 GPU를 개별 구매하거나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해야 했다”며 “슈퍼컴 6호기를 신속히 구축해 대규모 과학·공학 계산, 초거대 AI 모델 연구, AI 활용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수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첨단 GPU 확보 추진 방안’도 확정·발표했다. 슈퍼컴 6호기와 별도로 GPU 1만장을 연내 확보하기 위해 편성된 1조4600억원의 추거경정예산 활용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를 공모로 선정하고, 실질적인 GPU 구매와 구축을 대행하게 된다. 정부는 5~6월 CSP 공모 및 선정, 7월 GPU 구매 발주, 10월부터 순차 서비스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선정된 CSP는 기존 데이터센터 내에 GPU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된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