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정선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동강전망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등 지역 모든 캠핑장을 19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사진은 동강전망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한창인 가운데 봄철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자 인구 밀도가 전국 최저인 강원도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일정 부분 ‘비대면 여행’이 가능한 캠핑장은 주말마다 예약이 힘들 정도다.
강원 강릉시 한 해변에 있는 A캠핑장은 지난 10일 130여개 면이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이곳은 캠핑 데크 간 간격이 2~3m로 바다와 송림이 맞닿아 있어 캠핑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3월 마지막 주 주말인 지난달 28일에도 120여개 팀이 찾았고, 4월들어 주말은 이미 예약이 모두 완료된 상황이다.
캠핑장 관계자는 “코로나19로 3월 13일까지 휴장을 했고, 이후에 문을 열었는데 따뜻해진 날씨에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캠핑족끼리 교류하는 문화가 없어졌고 거리를 두고 캠핑을 즐기는 것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캠핑장은 방역 차원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샤워장과 화장실 등은 하루 2회씩 소독을 하고 있다.
동해에 있는 B캠핑장 역시 주말인 12일 예약이 모두 완료된 상황이다. 더욱이 이 캠핑장은 5월까지 온라인 예약을 할 수 있는데 이미 주말 예약이 다 찼다. 캠핑은 주로 야외에서 활동해 실내와 비교하면 안전하다는 인식에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캠핑장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더욱이 캠핑의 경우 대중교통이 아닌 주로 자가용이나 캠핑카를 끌고 오기 때문에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외는 안전하다는 인식에 인기

지난달 21일 캠핑 명소인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포 해변을 찾은 캠핑족이 텐트를 치고 있다. 태안군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이달 들어 주말이면 수백명의 캠핑족이 몽산포 해변을 찾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 금·토·일(27~29일) 3일간 강원도 고속도로 이용 방문 차량 대수는 37만대를 넘었다. 지난해 3월 마지막 주 금·토·일(29~31일)엔 40만대가 이용한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여파에도 많은 관광객이 강원도를 찾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강원지역 자치단체들은 몰려드는 관광객들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방역망이 뚫릴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정선군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동강전망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등 지역 모든 캠핑장을 오는 19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폐쇄 캠핑장은 동강전망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을 비롯해 화암약수 캠핑장, 회동 솔향 캠핑장, 생태 체험 학습장, 도사곡휴양림 숙박시설 등이다.
이중 동강전망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은 이번 주말 100% 예약이 완료되는 등 최근 전국에서 캠핑 마니아가 몰려드는 상황이었다. 오는 5월까지 예약만 1300여건에 달했다. 정선군은 예약자에게 예약금을 전액 환불하고 사태 추이에 따라 폐쇄 기간 연장도 검토할 방침이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캠핑장을 당분간 폐쇄할 수밖에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정선군 폐쇄 기간 연장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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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이미지. 중앙포토
이와 함께 횡성군도 오는 19일까지 횡성호수길을 임시 폐쇄키로 했다. 그동안 플래카드를 거는 등 호수길 방문 자제를 지속해서 요청했으나 지난달에만 6만여명이 호수를 찾아 폐쇄를 결정했다. 횡성호수길은 6개 구간 총 길이 27㎞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설악산국립공원관리공단은 속초 설악동 국민여가캠핑장 예약을 오는 20일까지 받지 않기로 했다. 철원군도 지난달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철원 쉬리공원캠핑장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강릉·정선=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