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7시7분쯤 경북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119대원들이 진압하고 있다. 이날 불은 인명 피해 없이 2시간 10분 만에 진화됐다. 뉴스1
치솟은 ‘검은 연기’, 왜?
화재는 케이블 전선 수 가닥이 타는 수준에 그쳤지만, 검은 연기가 수 킬로미터 밖에서도 보일만큼 제철소를 뒤덮어 주민들의 우려가 빗발쳤다. 검은 연기는 정전으로 인한 폭발 사고에 대비해 포항제철소 측이 부생가스를 연소해 외부로 방출하는 이른바 ‘방산’을 결정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포스코 측은 ‘유해 물질을 내뿜는 연기가 아니라 유해 물질을 없애기 위한 필수 공정’이라고 밝혔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에 따라 정전이 되면 내부에서 가스가 쌓여 폭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해 가스를 밖으로 태워 내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일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러’ 가스를 소각하는 것이란 취지다. 이 과정 역시 23일 오전 중으로 종료됐다고 한다.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에서 불이 나 주변에 검은 연기가 퍼지고 있다. 연합뉴스
‘제철소의 심장’ 25일 전체 정상화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쇳물을 만들고 끓이는 상공정 선강(제선‧제강)과 열과 압력으로 철을 가공하는 후공정 압연(열연‧후연) 등 여러 과정이 일련의 공정으로 묶여 있어 고로가 중단됐다고 해서 전체 공정이 피해를 입진 않는다”며 “이미 생산된 재고들도 있을테니 피해 규모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1년여 만에 포항제철소 고로가 다시 중단된 데 따른 우려도 나온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긴급 회의에서 “(포항제철소 고로는) 우리나라 철강 생산의 핵심 기지로,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라도 조선, 자동차 등 수요 산업에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측은 “이번 화재에 따른 설비 가동 중단 시간이 짧았던 만큼 철강 제품 생산·수급에 큰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태풍 힌남노 피해 때도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데 1년 이상 걸린 만큼 이번에도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포항제철소는 우리나라 철강 생산의 핵심 기지로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라도 조선, 자동차 등 수요 산업에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재해, 사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인 조업이 가능하도록 보다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