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혜택 없어지나, 트럼프발 2차 전지 쇼크…삼전은 7% 급등

코스피가 15일 2차전지 약세 영향 등으로 하락해 오전 한때 2400선을 내줬다. 하지만 반도체주 등에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종가는 2416.86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15일 2차전지 약세 영향 등으로 하락해 오전 한때 2400선을 내줬다. 하지만 반도체주 등에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종가는 2416.86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 방안을 논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2차전지주가 줄줄이 급락했다. 하지만 전날 ‘4만전자’까지 추락했던 삼성전자가 7%대의 반등을 보여주면서 코스피는 2400선을 지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0.08% 내린 2416.86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759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금액은 전날(2321억원)보다 줄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한때 2400선이 무너지고 2390.56까지 후퇴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장중 2400선이 깨진 것은 지난 8월 5일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 8월엔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코스피가 얼어붙었다면, 이번엔 트럼프발 ‘전기차 쇼크’가 코스피를 흔들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세액 공제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석유·가스회사 콘티넨털 리소시스의 설립자인 해롤드 햄과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이 이끄는 에너지정책팀과 함께 IRA 세액공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트럼프는 선거 기간 중에도 전기차 보조금에 대해 “해리스-바이든의 전기차 의무화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피바다로 만든다”며 “전기차 재앙을 첫 날부터 뒤집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보조금 폐지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밤 미국 증시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5.77% 하락했고, 리비안(-14.30%), 루시드(-4.59%) 등 전기차 종목 대부분이 급락했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도 개장과 함께 2차전지주가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12.09), POSCO홀딩스(-10.48), 삼성SDI(-6.81) 등이 하락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4.81), 에코프로비엠(-7.85) 등이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2차전지 외에 최근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종목들이 반등하면서 코스피는 2400선을 사수했다. 전날 4만99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4만전자’까지 추락했던 삼성전자는 이날 7.21% 오른 5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13거래일 만에 외국인이 ‘사자’에 나서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338억 4838만원어치 순매수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3.01% 올랐고, 현대차도 2.23% 상승 마감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지수 대비 낙폭이 과도했던 삼성전자가 반등했고, 다음 주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점도 반도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하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점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과도하게 선반영된 측면이 존재해 추가로 지수가 빠지기보다는 방향성을 탐색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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