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권영세 비대위원장 취임…“비상계엄과 尹탄핵 사과드린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당 전국위원회 의결 절차를 마치고 공식 취임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27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2주 만에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위원장은 이날 첫 일정으로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았다. 권 위원장은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만나 “정부가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희생자들 마지막 가는 길을 잘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중앙당 차원에서 최대한 협력하고 최대한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이번 참사로 인해 희생되신 179분의 영령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하늘이 무너진 듯한 슬픔을 제가 어떤 말을 해도 위로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생되신 여러분께서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잘 갈 수 있도록 여러분이 몸과 마음을 추스르시고 힘내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권 위원장은 이날 검은 정장 차림으로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았다.

이날 국민의힘은 임이자(3선)·최형두(재선)·최보윤(초선)·김용태(초선) 의원 등 비대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임 의원은 친윤석열계로 분류돼왔다. 최형두 의원은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최보윤 의원은 친한동훈계로 분류돼 왔다. 김용태 의원은 지난해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지지했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4인방 중 한 명으로, 그간 자신을‘반(反)윤핵관’으로 지칭했다. 당 관계자는 “비대위원 명단 자체가 당의 분열을 막고 통합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당 사무총장에는 이양수(3선) 의원이,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엔 초선인 조정훈·김재섭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수석대변인에는 신동욱(초선) 의원이,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 강명구(초선) 의원이 임명됐다. 


권 위원장은 이날 서면 자료로 배포한 취임사를 통해 “국민은 하루하루가 너무 힘드신데, 우리 당, 우리 국회, 우리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너무나 송구스럽다”며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화와 혁신의 채찍질을 멈추지 않겠다”며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며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이제 사법이 할 일은 사법에 맡겨놓고 국회는 국회의 역할을 할 때”라며 “입법 폭거를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권 위원장은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지금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여·야·정국정협의체를 조속히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라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