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이라도 돌려달라"…수습 완료 될 때까지 장례 절차 중단

지난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탑승객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탑승객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안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수습한 희생자 신원 확인 작업이 늦어지면서 탑승자 가족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가족들은 “인력을 충원해 희생자를 신속히 가족 품으로 돌려달라”며 수습이 완료될까지 장례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소방청 등은 30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지문 감식과 유전자 정보(DNA) 대조 등을 통해 사망자 179명 중 141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제주항공 7C2216편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타고 있었고, 구조된 승무원 2명을 제외하고 전원 사망했다.

경찰은 나머지 희생자 38명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이 중 20여명은 시신 훼손 상태가 심해 지문 감식이 불가능한 상태다. 미성년자들도 지문 대조가 불가능해 가족과 DNA 비교 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습한 유해를 무안공항 격납고 등에 임시로 안치하고 있다. 수습된 유해는 신원 확인과 검·경 검시 등을 거쳐 인도한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사망 사고는 검시필증을 교부받아 장례까지 하루 정도가 걸리지만, DNA 분석 등을 통해 신원 확인 작업을 마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탑승자 가족들은 신원 파악 절차 등이 늦어지자 “신속한 사고 수습”을 촉구했다.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족협의회 위원장은 이날 “우리가 정부에 요구해야 하는 부분은 인력을 충원해서 조금 더 신속하게 형제·부모·가족을 우리의 품으로 돌려보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군장병들이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군장병들이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가족들은 또 신원 확인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장례를 중단하고 기다리기로 뜻을 모으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대표단은 이날 수습당국 관계자들과 면담한 뒤 “(경찰) 검시 쪽에서 다음 주 수요일(8일)까지가 신원 확인 절차가 마무리될 것 같다고 들었다”며 “장례 절차가 지연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가족 요청에 따라 무안공항 1층에 합동분향소 설치·운영키로 했다.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분향소는 사고가 난 장소에 있는 것이 합당하다”며 공항 분향소 설치를 요청했다. 무안공항 분향소는 이튿날인 31일 오전 9시부터 운영된다. 앞서 이날 오전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전남 무안스포츠파크 등에는 전국에서 추모행렬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