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무안공항에서 여객기가 로컬라이저(원 안)와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황희규 기자
국내외 전문가들이 활주로 끝의 콘크리트 재질 로컬라이저가 사고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 공군 출신 항공 전문가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는 30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활주로와 불과 200m 거리에 저런 둔덕이 있다는 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며 “원래라면 그런 단단한 구조물이 있으면 안 되는 위치였다”고 말했다. 무안공항 로컬라이저의 위치는 활주로 끝 지점으로부터 251m 거리에 설치돼 있다. 인천공항은 290~300m, 김포·제주·김해·청주 등 대부분의 국내 국제공항은 300m 이상이다. 우크라이나 출신 조종사 데니스 다비도프도 유튜브를 통해 “로컬라이저가 달린 벽이 보이는데 말도 안 되게 크다”며 “왜 활주로 끝에 저런 게 필요하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2022년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여객기가 같은 장비(원 안)에 부딪혔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412/31/27b06b80-74ed-4bf9-bc52-622166b35df3.jpg)
2022년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여객기가 같은 장비(원 안)에 부딪혔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국토부는 “문제의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기 때문에 관련 안전 기준이나 설치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종단안전구역은 항공기가 착륙한 후 제때 멈추지 못하고 활주로를 지나쳤을 경우 항공기의 손상을 줄이기 위해 착륙대 종단 이후에 설정된 구역을 말한다.

김주원 기자
해당 로컬라이저 설계를 맡았던 엔지니어링사의 고위 관계자도 “국내외 기준·규정에 어긋난 게 없었다”고 주장했다. 활주로 끝단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세운 데 대한 비판에 그는 “활주로 안전구역 밖에는 관제탑도 있는데 관제탑에 충돌할 경우엔 이것도 문제가 된다는 거냐”고 말했다. 국토부는 전국 모든 공항의 로컬라이저 위치와 높이 등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