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구리시 서울편입 추진에…"GH 이전 절차 전면 중단"

21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고영인 경제부지사가 구리시 서울 편입 주장 관련 GH 구리 이전에 대한 경기도의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21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고영인 경제부지사가 구리시 서울 편입 주장 관련 GH 구리 이전에 대한 경기도의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구리시 이전 절차를 전면 중단한다. 구리시가 서울편입을 계속 추진하면 아예 이전 백지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21일 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입장을 밝혔다. 고 부지사는 “GH 구리 이전은 침체된 경기 북부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원동력으로 도약시킬 북부개발의 상징”이라며 “백경현 구리시장은‘GH 이전과 서울편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주장하지만, 구리시가 서울시에 편입되면 경기도 공공기관인 GH가 구리시에 갈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백 시장은 개인의 정치적인 이득을 위해 구리시민을 기만하고 구리 시민 간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중단하기 바란다”며“구리시 서울편입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GH의 구리 이전 백지화를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고 부지사는 지난해 총선 당시 구리시와 김포시의 서울편입을 주장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도 “얼마 전 토론회에서는 지방분권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주장했는데, 구리·김포의 서울편입이 지방분권 개헌 취지와 맞다고 생각하느냐”고 항의하며 “오 시장은 지방분권에 역행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구리·김포 서울편입 추진에 대해 포기선언을 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구리시는 2021년 6월 경기도 산하 기관 유치 공모에서 GH 이전 대상지로 선정됐다. 구리시 토평동에 지하 3층·지상 19층 규모의 GH 본사 건물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2026년까지 경영진과 주요부서 등 100여명이 먼저 이전한다. 
경기도는 GH가 구리시로 이전하면 연간 80억원의 지방소득세 증대 효과와 655명의 근무직원, 연간 1만5000명의 방문고객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백경현 구리시장이 구리시의 서울시 편입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3년 11월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백경현 구리시장이 구리시의 서울시 편입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지난해 22대 총선을 앞두고 구리시가 여권이 추진한 서울시 편입에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 변수가 생겼다. 백 시장은 2023년 11월 오 시장을 만나 서울 편입을 건의하고 지난 11일 열린 시민과의 대화에서도 최대 과제로 ‘서울편입’을 언급했다. 


이후 경기도의회에선 “GH 구리 이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양주시의회 등에서도 “경기도가 GH의 구리시 이전을 취소하고, GH의 운영 안정성 등을 고려해 남양주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리시 관계자는 “서울 편입은 결정된 사항이 아니고, 시민 요구에 따라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효과를 분석하고 있는 정도”라며 “구리시는 경기도의 북부 균형 발전에 따라 GH 이전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중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