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고" GDDR7 칭찬한 젠슨황...마이크론은 호실적 발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 넷째 날인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그래픽 메모리 GDDR7에 친필 사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 넷째 날인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그래픽 메모리 GDDR7에 친필 사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DDR7 최고!, RTX는 계속된다! (Samsung, GDDR7 Rocks!, RTX On!)”.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고 있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GTC 2025) 넷째 날인 20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친필 사인과 함께 남긴 문구다. GDDR7은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피처리장치(GPU) RTX5090에 탑재된 삼성전자의 D램이다. 황 CEO가 이런 응원 문구를 남긴 속내는 무엇일까. 그는 부스 내 6세대 HBM인 HBM4가 전시된 쪽은 둘러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젠슨 황 “삼성 GDDR7 최고” 언급한 속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 넷째 날인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사인한 그래픽 메모리 GDDR7.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 넷째 날인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사인한 그래픽 메모리 GDDR7. 연합뉴스

황 CEO의 문구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정보통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에서 논란이 됐던 발언을 수습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황 CEO는 ‘RTX5090에 마이크론 메모리를 탑재한 특별한 이유가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래픽메모리가 없는 거로 안다”고 해 논란이 됐다. 그는 바로 다음 날 “RTX50시리즈에는 삼성을 시작으로, 다양한 파트너사의 GDDR7 제품이 들어간다”고 정정했다. 황 CEO가 적은 ‘RTX On’에서 On이라는 단어는 문맥에 따라 ‘탑재하다’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어 “삼성 제품이 RTX에 탑재됐다”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황 CEO는 삼성전자의 HBM4 전시는 보지 않았다. 협력사 부스를 빠르게 둘러봐야 해 이동 동선과 맞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1년 전 열린 GTC2024에선 삼성전자의 HBM3E(5세대) 제품에 “젠슨이 승인했다(Jensen Approved)”는 글귀를 남긴 바 있다.  

황 CEO는 대만 기업 부스를 방문했을 때 분명한 온도 차를 보이기도 했다. 대만계 미국인인 황 CEO는 대만에서 ‘인공지능(AI) 대부(代父)’로 불린다. 대만 전자기업 폭스콘 부스에서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을 만난 황 CEO는 폭스콘 직원들과 함께 “팀 타이완”을 외치기도 했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물론, 일반 관람객들과도 함께 사진 촬영을 이어갔고 류 회장과는 5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삼성전자 부스에선 별도의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대만 전자기기 생산업체 페가트론 부스에 방문했을 때도 ‘젠슨’을 연호하는 구호가 나왔고, 황 CEO는 직원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나눴다.  


삼성, 마이크론 HBM 약진에 '긴장' 

미국 버지니아주의 마이크론 본사 입구의 로고. AP=연합뉴스

미국 버지니아주의 마이크론 본사 입구의 로고. AP=연합뉴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기 위해 1년 넘게 품질(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퀄 통과가 지연되는 동안 경쟁자인 마이크론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 마이크론은 이날 열린 실적발표에서 2025년 회계연도 3분기(3~5월) 매출이 약 88억 달러(약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예상치인 85억5000만 달러(12조원)를 넘어선 수준이다. 2025년 회계연도 2분기(12~2월)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80억5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79억1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삼성이 고전하는 사이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한 자릿수였던 마이크론의 HBM 시장 점유율이 올해 두 자릿수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회계연도 3분기에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D램과 낸드 플래시 수요가 증가해 사상 최대의 분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HBM도 2025 회계연도 분(오는 8월까지)이 모두 팔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