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중국 푸젠성 난핑시 한 카페가 '미국 국적자에는 봉사료 104%가 추가된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사진 웨이보 캡처
중국 푸젠(福建)성난핑(南平)시 한 카페 앞에 지난 10일 내걸린 안내문이다. 손글씨로 적은 6줄짜리 공지엔 “궁금한 점은 미국대사관에 물어보라”는 설명도 붙었다.
중국에만 고율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며 압박하는 미국에 중국 국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허베이(河北)성 한 당구장과 산시(山西)성 한 보석판매상에도 같은 문구가 나붙었다. 중국 대형 온라인상점에선 ‘상호관세전쟁 참전 기념’이라고 새겨진 컵이 팔리기도 했다. 구독자 14만여 명을 가진 한 중국 인플루언서 왕풍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정말 미친 짓”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소셜미디어 엑스(X)에 '중국은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는 글과 함께 마오쩌둥의 발언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사진 X(엑스) 캡처
미·중간 극단적인 치킨게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문을 연 순간부터 이미 예측된 상황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미국에 고개를 숙이는 그림을 만들 수 없는 중국으로선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갈 데까지 가보겠다’는 노선에서 쉽게 뱃머리를 틀 수 없다.
당장 중국은 12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종전 84%에서 125%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1일 이를 발표하면서 "미국이 중국에 지나치게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국제 경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인 경제 규칙과 상식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완전히 일방적인 괴롭힘과 강압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향후 관세를 추가로 인상하더라도 중국은 이를 무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로이터=연합뉴스
미·중 간 극적인 대타협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지만, 언제쯤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는 미지수다. 미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관료들이 중국 측에 '시 주석이 먼저 통화를 요청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중국 측에서 거듭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우신보(吳心伯) 상하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장은 “앞으로 두세달이 중요한 시기”라며 “양국이 관세전쟁에 대한 서로의 인내력 평가하고 그 강도를 낮춰나갈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