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사무소는 "동대표들이 개인적으로 붙인 것이라 막을 수 없었다. 재물손괴로 고발당할 수 있어 뗄 수도 없다"고 했고 주민들은 "동대표들 개인 명의로 붙이라고 해라"라고 항의했다. 한 주민은 "외부인이 보기에 아크로비스타 757세대가 전부 윤 전 대통령을 환영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를 떠나는 11일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의 1층에 ″대통령 내외분 수고하셨습니다″란 동대표 일동 명의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김성진 기자.
실제로 이날 오전부터 윤 전 대통령의 재입주를 앞두고 경호처 직원으로 보이는 검은 정장 차림의 남성들이 4~5명씩 몰려다니는 등 아크로비스타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오전 9시쯤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볼 수 있는 엑스레이 스캐너가 건물 1층에 배치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 주민은 놀이터 일대에 정장 차림 남성들이 모인 것을 보고 "낯설다. 또 시작이다.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집회에 따른 소란 걱정도 컸다. 이날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아크로비스타 일대에는 윤 전 대통령의 지지·규탄 집회가 매일 9건씩 한 달간 신고돼 있다. 아크로비스타에 10여년 거주했다는 40대 남성 A씨는 "당시 아내가 임신 중이라 절대적 안정을 취해야 했는데 평일·주말 가리지 않고 집 밖에서 집회를 하니 스트레스가 매우 컸다. 소음측정기를 구매할 생각마저 할 정도"라며 "이곳은 공동주택인데 제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도 이웃들에 이런 피해를 줘도 되느냐. 따로 주택을 구해야 하지 않겠나"라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의 사저로 이전하는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촛불행동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창용 기자.
윤 전 대통령을 환영한다는 입주민도 있었다. 한 70대 남성 주민은 "취임 초기에 이곳에서 출퇴근하실 때도 큰 불편함은 없었다"며 "윤 전 대통령 고생하셨다. 환영한다"고 말했다.
관저 앞 지지·규탄 시위대 재격돌
윤 전 대통령 탄핵의 찬성 집회를 열어왔던 촛불행동은 오전 11시에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촛불행동은 성명서에서 "윤건희(윤석열·김건희) 구속 선봉대를 발족한다"며 "윤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가 구속될 때까지 사저 앞 1인 시위, 촛불집회, 행진 등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