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집권 청사진 등을 소개하는 '비전 선포식 및 캠프 일정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식 비서실장, 강유정 대변인, 한병도 종합상황실장, 윤후덕 정책본부장, 강훈식 총괄본부장, 이재명 예비후보, 윤호중 선대위원장, 수어통역, 김영진 정무전략본부장, 박수현 공보단장. 연합뉴스
캠프 좌장 격인 선거대책위원장은 5선인 윤호중 의원이 맡았다. 윤 의원은 이해찬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지내 ‘이해찬계’로 분류된다. 이 전 대표는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역임했고 오랜 당무 경험을 통해 누구보다 민주당을 잘 이끌어 왔다”고 설명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을 지내다 다시 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이해식 의원 역시 ‘이해찬계’로 분류된다.
전체 캠프를 지휘하는 총괄본부장은 3선의 강훈식 의원이 맡았다. 계파색이 옅지만, 당 수석대변인과 전략기획위원장 등 당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대선 때도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을 맡았다. 이 대표는 “제 처가 동네 충청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친문재인계’도 폭넓게 포진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과 국민소통수석을 거친 한병도(3선)·박수현(재선) 의원은 각각 종합상황실장과 공보단장을 맡았다. 제20대 대선 당시 선대위 정책본부장이었던 4선 윤후덕 의원은 이번에도 정책본부장직을 맡게 됐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계파보다는 실력으로, 대선 경험자 위주로 인선했다. 인력 풀을 넓게 쓰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주원 기자
캠프 정무전략본부장엔 3선 김영진 의원이 임명됐다. 이 전 대표의 중앙대 후배로 2017년 대선 경선부터 곁을 지킨 최측근이지만, 지난해 민주당 당헌·당규 개정에 반대하는 등 쓴 소리도 서슴지 않아 ‘진짜 레드팀’이란 평가를 받는다.
대변인은 강유정 의원(초선)이, 토론본부장은 이소영 의원(재선)이 맡았다. 지역별로 분류하면 수도권 6명, 충청 2명(강훈식·박수현), 전북 1명(한병도) 순이다. “충청 지역 의원들을 전진 배치해 중원 확장에도 신경 썼다”(캠프 관계자)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공개된 캠프는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현역 50여명이 참여했던 것과 대조하면 ‘슬림 캠프’에 가까웠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이 50일 남짓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인적 구성을 볼 때 경선 캠프 의원들이 대선 본선 선대위에서도 주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전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집권 청사진 등을 소개하는 '비전 선포식 및 캠프 일정 발표'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이날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두 가지 슬로건을 공개했다. “대한민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K-이니셔티브’ 출마 비전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가의 부는 결국 기업이 창출한다”면서도 “최근 경제 상황상 국가 단위의 관여와 지원, 투자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비판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우리 사회 모든 것을 지탱하던 민주주의가 윤석열 정부 3년 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며 “여전히 헌법파괴세력, 내란세력이 준동하는 상태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선 “지금 대통령 권한대행이 ‘내란 대행’이라고 불리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정책 조직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대선용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이 16일 공식 출범 예정이다. 이외에도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산하 정책 소통 플랫폼 ‘모두의질문Q’와 당 최고위 산하 집권플랜본부, 이 전 대표가 공동의장을 맡은 민생경제연석회의 등도 물밑에서 정책·공약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경선 단계에선 각자 조용히 정책을 준비하다가 당 후보가 확정되면 자연스레 당 선대위로 모여드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