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구 아시아쿼터는 '경력자 우대'가 대세…몽골 듀오 복귀

남자 프로배구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 '구관'이 대거 지명됐다. 몽골 출신인 미들 블로커 바야르사이한 밧수(27·등록명 바야르사이한)와 아포짓 스파이커 자르갈척트 엥흐에르덴(26·등록명 에디)이 한 시즌 만에 다시 V리그에 복귀한다.  

다시 V리그에서 뛰게 된 몽골 출신 듀오 바야르사이한(오른쪽)과 에디. 사진 한국배구연맹

다시 V리그에서 뛰게 된 몽골 출신 듀오 바야르사이한(오른쪽)과 에디. 사진 한국배구연맹

구슬 추첨에서 전체 2순위 지명권을 얻은 현대캐피탈은 1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5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 바야르사이한을 가장 먼저 호명했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KB손해보험이 기존 아시아 쿼터 선수인 모하메드 야쿱(등록명 야쿱)과 재계약하면서 현대캐피탈이 사실상 1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바야르사이한은 2023-24시즌 OK저축은행 소속으로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236점을 올린 V리그 경력자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곧바로 아시아 쿼터 선수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라 드래프트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감사하게 앞 순위 지명을 할 수 있게 돼 좋은 기회를 얻었다"며 "2년 전 바야르사이한이 뛰는 영상을 봤다. 멀티포지션이 가능해 우리 팀에는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봤다. 한국어, 영어 소통이 모두 가능한 점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구슬은 지난 시즌 성적과 무관하게 전 구단에 10개씩 배분됐다. 추첨 결과 지명 순서는 KB손해보험→현대캐피탈→대한항공→삼성화재→한국전력→우리카드→OK저축은행 순으로 결정됐다. 3순위 대한항공은 기존 선수 이가 료헤이(등록명 료헤이)와 재계약했고, 4순위 삼성화재는 키 2m4㎝의 장신 세터 알시딥 싱 도산(호주)을 지명했다.


한국전력은 2023-24시즌 삼성화재에서 뛴 에디에게 5순위 지명권을 썼다. 에디는 2년 전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 삼성화재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같은 몽골 국적인 바야르사이한과 함께 고교 시절부터 V리그 진출을 노리고 한국 대학에 진학했다. 성균관대 시절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의 지도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에디는 아포짓 스파이커와 아웃사이드 히터가 모두 가능한 게 강점이다. 동남아 선수들에 비해 신체 조건도 좋아 우리에겐 필요한 선수"라며 "삼성화재에서 뛰면서 프로 리그 적응을 경험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6순위 우리카드는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와 재계약해 지명 순서를 건너 뛰었고, 마지막 7순위 OK저축은행은 이란 출신의 장신(2m8㎝) 미들블로커 매히 젤베 가지아니를 선택했다. 여자부(43명)보다 두 배 넘게 많은 99명(신규 96명, 재신청 3명)의 선수가 V리그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4명만 취업에 성공했다. 이중 처음 한국에서 뛰게 될 선수는 단 2명뿐이다.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 규정에 따라 이날 처음 지명받은 선수는 1년 차 연봉 10만 달러를 동일하게 받는다. 2년 차 이상 선수의 연봉은 12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