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격화
지난 2일 트럼프 정부는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때리고 7일엔 중국에 50%를 더 올려 104%관세를 부과했다. 9일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는 대신 중국만 집중해 관세를 125%까지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다음날 백악관은 최종 대중 관세율은 펜타닐 관련 20%를 포함하면 145%라고 밝혔다. 그러자 하루 만에 반등했던 미국 주가는 다시 폭락했다.
기싸움 된 미·중 관세율 전쟁

그래픽=정수경 기자 jung.suekyoung@joins.com
그런데 ‘작은 나라’ 중국이 미국에 굽히지 않고 대드는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중국은 미국 인질 셋을 잡고 있다. 바로 미국 1위의 시총을 자랑하는 애플, 세계 1위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미국 최대 마트 월마트다. 애플은 스마트폰 생산의 95%를, 테슬라는 4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월마트는 판매상품의 60%가 중국산이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중국의 대미수입의 3.2배나 되기 때문에 미국의 고율 관세는 당장은 중국에 충격이 크지만 중국이 애플·테슬라의 중국공장을 영업정지 시키는 순간 미국 증시에선 주가 대폭락이 온다. 중국 기업의 월마트 납품을 중지시키는 순간 월마트 매장의 생필품 60%가 사라진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중국 잡기 전에 먼저 미국의 소비자를 잡는 불상사가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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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 그리고 관세는 보호할 산업이 있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지 보호할 산업도 없는 데 고율 폭탄 관세를 던지면 부메랑으로 돌아와, 상대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자해용 폭탄이 될 수 있다. 1인당 소득 8만3000달러 나라인 미국에서 40~50년 전에 이미 집 나간 미국의 전통제조업이 보복관세 145% 때려준다고 돌아올 리 만무하다.
자본주의 국가 미국의 리더 트럼프는 투심(投心)이 두렵고, 사회주의 국가의 리더 시진핑은 민심(民心)이 두렵다. 중국은 밥을 하늘로 삼고 사는 나라다. 중국의 민심은 일자리에서부터 나온다. 미국은 주가 떨어지면 난리 나고, 중국은 실업이 높아지면 위기다. 중국의 GDP는 고용지표다. GDP 1%당 24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데 중국은 연간 1200만 명의 대졸자를 취업시키려면 최소 5%의 GDP는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5% 성장에 목을 맨다.

그래픽=정수경 기자 jung.suekyoung@joins.com
꾼들의 수법은 항상 막판 대 타협이다. 미·중의 산업구조는 이미 서로 깊이 얽혀 있어 무역전쟁은 ‘적 100명 죽이려면 아군도 70~80명은 죽어야 끝나는 전쟁’이다. 장사꾼 트럼프와 정치꾼 시진핑, 명분과 실리를 주고받으면서 재고가 소진되는 3개월 안에 협상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무역전쟁, 금융전쟁으로 확대 가능성
관세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고 미국은 무역으로 시비 걸고, 기술로 목을 조르고 금융으로 돈 털어가는 전략이다. 미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관세전쟁은 길게 하면 승산이 낮다. 60% 보복관세를 선언했던 트럼프의 선거공약은 이미 초과 달성했다. 그래서 미·중의 관세를 기반으로 한 무역전쟁은 이젠 금융전쟁으로 전쟁터가 옮겨질 가능성 높아 보인다.
중국은 2024년 대미 흑자가 2954억달러나 된다. 145% 관세면 어차피 사라질 대미무역흑자 3000억 달러를 미국에 에너지와 농산품 상품구매를 제안하고, 이미 6.2에서 7.2로 16% 절하시킨 위안화 환율을 10% 내외의 절상을 하는 타협안을 제시해 관세전쟁 끝내고 트럼프에 명분을 주고 실리를 챙길 수 있다. 중국은 실업문제도 해결하고 일정 부분의 환율절상은 내수경기 부양에 독이 아니라 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최강인 금융파워를 활용하기 위해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 있다. 중국도 자본시장 통한 자금조달을 심각한 부채문제 해결 방안으로 쓸 수 있어 일정 부분 자본시장의 추가 개방을 수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