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폐쇄 영천병원 가보니...놀란 방문객 입구에서 "무슨 난리"

"코로나 환자가 다녀갔다고? 무슨 난리래." 

19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돼 응급실이 폐쇄된 영남대영천병원에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진창일 기자

19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돼 응급실이 폐쇄된 영남대영천병원에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진창일 기자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9번 확진자가 치료받았던 것으로 확인돼 응급실이 폐쇄된 경북 영천시 영남대병원을 찾은 한 환자가 출입문 통제 안내문을 보고 한 혼잣말이다. 영남대영천병원 응급실은 19일 오전 6시 10분부터 폐쇄됐고 내과와 정형외과 등 외래 진료만 가능했다.

병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는 총 3곳이지만, 좌측 응급실 쪽 출입구 1곳을 제외하고 모두 드나들 수 없었다. 정문을 지키고 있던 병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 사실을 모르고 병원을 찾은 환자와 방문객들에게 폐쇄 사실을 알리기 바빴다. 환자 김모(42)씨는 "정문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서야 응급실이 폐쇄된 줄 알았다"며 "대구에서만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있는 줄 알았는데 영천에도 있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19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돼 응급실이 폐쇄된 영남대영천병원 입구에 출입문 통제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진창일 기자

19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돼 응급실이 폐쇄된 영남대영천병원 입구에 출입문 통제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진창일 기자

 
응급실이 폐쇄된 사실을 알고 병원을 찾은 환자도 있었다. 한 환자는 "계속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갑자기 다른 병원으로 갈 수도 없어서 불안해도 왔다"고 했다.

외래 환자들이 응급실 쪽 출입구로 들어서자 하얀 방역복과 마스크를 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2명이 손 소독제부터 내밀었다. 병원으로 들어서려면 14일 내 해외여행, 신종 코로나 확진자 접촉, 발열 등 신종 코로나 증상 유무를 묻는 문진표를 작성하고 이름과 연락처까지 남겨야 한다.

19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돼 응급실이 폐쇄된 영남대영천병원에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진창일 기자

19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돼 응급실이 폐쇄된 영남대영천병원에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진창일 기자

 


질본 관계자는 "만약 문진표에 해당 사항이 있으면 병원에 들어갈 수 없고 선별진료소로 보내지만, 아직까진 의심자가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39번 확진자가 방문했던 응급실 쪽 출입구를 개방한 이유에 대해 "혹시라도 폐쇄 사실을 모르고 응급실로 들어가려는 환자를 통제하기 위해서 이곳 출입구만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 내부 외래 접수 대기실은 병원을 찾은 환자가 줄어든 탓에 텅 비어 있었다. 병원 입구에는 지난 1월 28일부터 입원환자 면회를 보호자 1인으로 제한한다는 안내문도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평소 때와 비교하면 30% 이상 외래 환자가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19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된 응급실이 폐쇄된 영남대영천병원 진료 대기실이 텅 비어 있다. 진창일 기자

19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된 응급실이 폐쇄된 영남대영천병원 진료 대기실이 텅 비어 있다. 진창일 기자

 
병원 내 매점은 마스크 품절 현상까지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되기 전부터 입원 환자 가족들이 매점에 오면 4~5개의 마스크를 한꺼번에 구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차단 효과가 뛰어난 KF94급 마스크는 동난 지 오래고 효과가 떨어지는 얇은 소재의 일회용 마스크만 매대에 일부 남아 있다.

병원 매점 주인은 "아침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마스크 주문이다"며 "KF94급 마스크 발주가 매장당 20개로 제한돼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다"고 했다. 또 "마스크를 1개씩 사는 손님은 없고 대부분 여러 개를 사 가기 때문에 물건이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다 팔려 언제나 품절이다"고 했다.

19일 경북 영천에서 발생한 3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영남대영천병원을 포함해 총 8곳의 의료기관을 찾았다. 37번 확진자 A씨(47)는 지난 15일 발열 및 두통 등 신종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 영천 금호의원, 김인환 내과의원, 영제한의원 등을 찾았다. 39번 확진자 B씨(61·여)는 지난 16일 영남대영천병원 응급실과 새영천경대연합의원 등을 찾았다. 41번째 확진자 C씨(69·여)는 영천보건소 등을 방문했다.

영천시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등 복지시설과 공공시설, 음식점 등 총 147개소를 폐쇄했다.

영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