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갈로돈 가상 이미지. A. Gennari
메갈로돈은 2300만 년 전에서부터 약 300만 년 전까지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도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포식동물 중 하나였다.
인류가 등장하기 이전에 멸종했기 때문에 실제로 메갈로돈을 봤다는 기록은 없다. 하지만, 메갈로돈 화석 연구를 통해 크기와 먹이, 멸종 원인 등 메갈로돈의 실체가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①메갈로돈 실제 크기는?

메갈로돈과 인간 크기 비교. Oliver E. Demuth
영국 스완지대학과 브리스톨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메갈로돈의 몸길이는 무려 16m다. 대형버스(약 10m)보다도 훨씬 더 컸다는 뜻이다. 세로로 세우면 아파트 5층 높이에 달한다. 갓 태어난 새끼도 몸길이가 3m나 됐다.
부위별로는 머리 길이는 4.65m에 달하고, 꼬리지느러미의 키는 3.85m로 성인 두 명보다도 컸다고 한다.

메갈로돈 이빨 화석. Wikimedia/Lonfat
지금까지는 메갈로돈의 이빨 화석을 가지고 메갈로돈의 후손으로 알려진 백상아리의 이빨과 비교해 크기를 유추했다. 그런데 사실 메갈로돈은 백상아리의 직계 조상이 아니었다.
이에 연구진은 메갈로돈과 생태적으로 가장 유사한 상어 5종을 부위별로 수치를 재고 수리 모델을 이용해서 메갈로돈의 덩치를 산출했다. 그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어인 청상아리도 있고, 연어를 좋아해서 ‘연어 상어(Salmon Shark)’로 불리는 악상어도 포함됐다.

스완지대 카탈리나 피미엔토 박사. 스완지대
②메갈로돈은 어떻게 그렇게 큰 걸까?

물위로 모습을 드러낸 상어의 모습. AP
미국 드폴대학교 시마다 겐슈 교수 연구팀은 “난태생인 악상어목 상어들이 어미 배 속에서 일찍 부화해 다른 알을 먹고 일정한 크기로 자라는 독특한 번식 전략을 통해 큰 덩치를 갖게 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난태생은 알을 뱃속에서 부화시켜 새끼로 출산하는 것을 말한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형제들을 먹고 몸집을 키우는 약육강식의 번식 전략을 쓰는 것이다. 거대 포식 상어들은 이런 번식 방법을 쓰기 때문에 다른 상어보다 덩치가 크다고 한다.
③메갈로돈은 왜 멸종한 걸까?

바닷 속 상어의 모습. 로이터
가장 유력한 가설은 기후변화다. 메갈로돈은 큰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먹이를 먹어야 했다. 메갈로돈은 당시 작은 고래나 물고기들을 주로 먹었다고 하는데, 페루에서 발견된 700만년 전 고래 두개골에서 메갈로돈의 이빨 자국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당시 지구에 빙하기가 찾아오면서 수온이 점점 차가워졌다. 그 결과, 메갈로돈의 먹이였던 물고기들은 점차 사라졌고 서식지도 좁아졌다. 또, 집단 사냥꾼으로 불리는 범고래들이 나타나면서 그나마 있던 메갈로돈의 먹잇감까지 가로챘다. 결국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멸종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가설도 있다. 미국 캔자스대학 아드리안 멜로트 박사 연구팀은 초신성 폭발로 메갈로돈이 멸종했다고 주장했다. 초신성 폭발은 별이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지구에서 150광년 떨어진 곳에서 초신성이 폭발했는데 그 영향으로 우주 방사선(Cosmic ray)이 지구로 쏟아져 초대형 동물의 36%가 멸종했다. 그중 하나가 메갈로돈이었다는 설명이다.
④상어는 정말 공포의 대상일까?

상어 연구자와 백상아리의 모습. AP
그중 가장 강한 상어는 백상아리다. 몸길이가 최대 6m로 공격성이 강한 포식 상어 중에서는 가장 덩치가 큰 종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우리나라 해변에도 백상아리가 출몰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실제로 백상아리가 공격성이 매우 강한 건 사실이지만 사람을 먹이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백상아리는 주로 물개나 돌고래 등을 잡아먹는다. 다만, 서프보드 위에 있는 사람을 물개로 착각해서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에서 압수된 상어 지느러미. AP
비영리 민간 국제기구인 퓨자선기금(Pew Charitable Trusts)에 따르면 매년 세계에서 상업적 목적을 포획되는 상어는 6300만~2억7300만 마리에 이른다. 현재의 우리가 메갈로돈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것처럼, 멀리 않은 미래에는 상어 자체를 상상해야 할 수도 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