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학 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새해부터 바겐세일 쇼핑하듯 급락한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사진은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는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0.35% 내린 2962.09로 마감했다. 뉴스1
박스권에 머물던 증시가 새해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동학 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바겐세일에 쇼핑하듯 급락한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물타기(매수 단가를 낮추기 위해 내린 가격에 추가 매수하는 행위)’하는 모양새다.
개인의 매수세는 특히 기준금리 인상 등 미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에 가격 하락 폭이 컸던 ‘성장주’에 집중됐다. 성장주는 미래에 예상되는 기대수익을 먼저 반영해온 종목으로, 사업 자금을 대출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이 악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카카오(9202억원)였다. 네이버(6922억원)와 삼성전자(5521억원), 카카오뱅크(3503억원), 크래프톤(3363억원), 엘앤에프(1797억원), 하이브(1697억원), LG생활건강(1625억원), 위메이드(1625억원), 카카오게임즈(154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11만4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카카오는 지난 7일 10만원 선을 내준 뒤 13일 주가가 9만6700원까지 밀리며 15.5% 하락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카카오뱅크 코스피 상장이 나온 모습. 뉴스1
크래프톤(-24.7%)과 위메이드(-22.2%), 카카오게임즈(-23.5%) 주가는 올해 들어 주가가 20% 넘게 하락했고, 카카오뱅크(-17.3%)와 LG생활건강(-11.7%), 하이브(-16.8%) 등의 주가도 맥을 못 췄다. 그나마 삼성전자(-0.9%)가 선방한 모습이다.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과 주가 변동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저가 매수를 하며 버티던 개인은 7만원선이 무너지자 더는 버티지 못한 채 매물을 던졌다. ‘손절(손해를 보고 매도)’에 나선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11~12월 4조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얄궂게도 삼성전자 주가는 개인이 매물을 던지고 나서야 12% 넘게 급등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개인은 일반적으로 급락한 종목에 가격 매력을 느껴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물타기의 경우 같은 위험에 다시 자신을 노출하는 행위인 만큼 분할 매도 등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대비책을 준비하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카카오 논란 일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각 사]](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1/13/cf52bdf8-77aa-43b2-bad2-0f102a41e156.jpg)
카카오 논란 일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각 사]
경영진 리스크와 규제 이슈에 실적 전망까지 부진한 카카오의 경우 한국투자증권(16만원→14만5000원)과 삼성증권(18만원→16만원) 등이 목표 주가를 낮춰 잡았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업의 실적이 탄탄하지만, 금리 인상 등 대외 여건으로 인해 주가가 하향 압력을 받은 경우라면 저점 매수의 기회가 맞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심해야 한다”며 “떨어지는 칼날을 바로 잡기보다는 업황이나 실적 등 숫자로 반전의 증거가 나오는지 확인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