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국방이 밝힌 美플랜 "러 힘빼서 다시는 전쟁 못하게"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러시아가 다시는 침공하지 못할 정도로 우크라이나에서 타격을 입기를 바란다"며 미국의 전략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러시아가 다시는 침공하지 못할 정도로 우크라이나에서 타격을 입기를 바란다"며 미국의 전략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을 마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타격을 입어, 다시는 이 같은 침공을 반복하지 못하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폴란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미국의 대러 전략을 밝히며 “우크라이나가 적절한 지원을 받으면 여전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견에 함께 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국방 장관이 미국의 목표를 잘 설명한 것 같다”고 호응했다. 이들은 전날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90분 간 심야 면담을 한 뒤 폴란드로 이동했다.

CNN에 따르면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의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략적 실패로 만든다’는, 미국의 최근 몇 달 간의 목표와 일치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오스틴 장관이 말했듯 우리의 목표 중 하나는 러시아가 다시는 이런 일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 군을 장기적으로 무력화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고 밝히는 것을 꺼려왔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민간인 300명이 사망한 러시아의 ‘부차 대학살’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가 다시는 타국을 침공할 수 없도록 경제적 군사적으로 타격을 입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한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왼쪽)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오른쪽)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왼쪽)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오른쪽)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CNN은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지부진하게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관리들이 전략을 바꾸게 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이 러시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장기적인 군사 능력을 손상시켜 전략적으로 미국에 이익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오스틴 장관의 발언은 미국의 대러 전략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은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한 다음에도 러시아군 무력화라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토니 블링컨 미 국무방관이 24일(현지시간) 면담을 마친 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왼쪽부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토니 블링컨 미 국무방관이 24일(현지시간) 면담을 마친 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한편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우크라이나 등 15개 동맹·협력국에 총 7억1300만달러(약 8900억원)의 해외 군사 자금을 지원하겠다”며 “이 중 3억2200만달러(약 4020억원)를 우크라이나에 할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도 이날 “영국은 5000기 이상의 대전차 미사일과 방공 시스템, 대공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보냈으며, (대공 미사일 발사대를 장착한) 스토머 장갑차 몇 대를 곧 보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월러스 장관은 “우리는 전쟁의 다음 단계로, 러시아가 크림반도와 본토를 연결하기 위해 더 넓은 돈바스 땅을 점령하려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의 더 많은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